김정숙·박삼준 군의원, IGCC 놓고 각각 군정질문, 정치적 입장차 드러나

郡, 하동 추가 火電 유치 “원칙적 반대” 첫 공식 입장 밝혀
군, 연내 포스코건설과 실무협의 후 내년 1~2월경 MOU 체결 계획


남해군의 거듭된 추진 의지 피력에도 불구하고 ‘IGCC 무산론’ 등 지역언론과 군민들 사이에서 부정적 의구심이 확산돼 온 IGCC 논란이 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재차 논란에 불을 지피며 IGCC 관련 논의가 여전히 지역내 가장 핫한 이슈임을 확인시켰다.
남해군의회 김정숙 의원과 박삼준 의원이 지난 8일 남해군의회 제200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각각 IGCC 관련 군정질문을 이어가 거듭 군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새누리당 소속의 김정숙 의원과 무소속 박삼준 의원의 이날 군정질문은 IGCC와 관련된 동일한 사안이었지만 질문 내용과 이면에 담긴 의도는 각기 달랐다. 두 의원의 군정질문에서 각기 소속 정파에 따른 온도차가 확연히 드러난 것.
그러나 군정질문 답변 과정에서 남해군이 그간 지역 언론과 지역내 일각에서 의구심을 갖고 있던 남해군과 박영일 군수의 추진 의지를 공식적으로 거듭 확인하고 포스코건설과의 투자양해각서(MOU) 체결 추진 등 향후 일정에 대한 세부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와 두 군의원의 군정질문을 계기로 그간 이어진 IGCC 관련 소모적 논쟁이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인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질문에 나선 남해군의회 김정숙 의원(새누리당, 읍·서면)은 정주철 경제과장을 대상으로 한 군정질문 도입부터 강한 어조로 IGCC사업 추진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지난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후보간 체결했던 공동공약 서명 제안에 관한 경제과의 설명과 당시 공식제안 발표 당시 일정과는 달리 현재 포스코건설의 사업 타당성 조사 미착수 등의 상황 등을 언급하며 경제과의 업무태만을 지적했다.
정주철 경제과장은 “공동공약 서명 제안은 출마한 예비후보간 진행된 사항으로 공무원이 관여할 입장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뒤 “포스코건설의 타당성조사 미착수는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관련 로드맵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연계돼 있다. 현재 박영일 군수를 정점으로 IGCC 사업에 대한 검토와 부군수를 단장으로 한 실무협의체를 중심으로 점검해 나가고 있으며 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 후 포스코건설과의 투자양해각서 체결 등 후속 일정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요지로 현재 상황과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이날 군정질문에서 김 의원은 “‘산단 없는 발전사업은 없다’는 우리 군의 입장을 포스코건설로부터 확약받아야 한다”며 이에 대한 군의 입장을 물으며, 경제과장은 “MOU 체결 조건으로 내걸어 산단이 되지 않으면 발전소 건설까지 재검토해야할 사항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발언은 그간 발전시설을 주체로 보고 산업단지를 사업의 옵션으로 보던 일반적 시각을 바꾼 내용이어서 주목을 끌었으며, 이는 남해군이 발전시설 유치를 통한 지원금과 세수 등의 확보보다는 산단조성을 통해 지역내 기업입주 여건을 확충하고 이와 연계된 인구유입 및 일자리 창출 효과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IGCC를 사업자의 투자를 유도하는 인계철선으로 활용, 책임성 있는 산단 조성까지 이끌어내겠다는 군의 구상이 처음으로 공론화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발언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또 실무부서인 경제과를 상대로 정부의 관련계획 등 IGCC 사업에 대한 정부기조가 불투명한 상태인데도 이미 IGCC 발전소와 산단 건설이 확정된 것처럼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행태에 남해군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남해 IGCC 사업에 건설 및 유지 등 기술지원사로 참여하게 될 서부발전이 포스코건설과 두산중공업 등 3사 MOU를 체결한 상황에서 하동 갈사만 화력발전사업에 뛰어든 것을 ‘기만술책’이라고 표현하며 남해군과 포스코건설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정주철 경제과장은 “서부발전의 하동 갈사만 화력발전 건설 참여발표는 상도덕상 부적절하지만 포스코건설과 협의한 결과 우리 군이나 포스코건설 모두 이를 제제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힌 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으나 이어진 박삼준 의원의 군정질문에서는 하동군의 화력발전소 추가 건립에 대해서는 ‘원칙적 반대 입장’이라는 군의 입장을 확고히 밝히기도 했다.
김정숙 의원에 이어 발언대에 오른 박삼준 의원(무소속, 고현·설천)도 하동군의 화력발전소 추가 건설 발표에 따른 남해 IGCC 사업의 경제성 저하를 언급하며 두 사업이 상호 경쟁이 불가피한 사업이라는 점을 군의 답변을 통해 재차 확인했다.
박 의원은 “IGCC는 남해군이 지난 2년간 준비해 온 사업이다. 최근 여상규 의원이 해저송전선로를 요구하면서 이로 인해 남해 IGCC 유치의 적기를 놓쳤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여기에 남해군의 무대응과 무기력함으로 인해 남해 IGCC 사업이 미궁에 빠졌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한 군의 생각을 물었다.
정주철 경제과장은 “여 의원의 당초 제안은 IGCC 사업의 송전계통 검토 중 신규 송전탑 건설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 여 의원의 제안 때문에 투자유치 적기를 놓쳤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다양한 송전루트를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정 과장은 ‘남해군의 무대응과 무기력함’으로 표현된 박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 일정과 포스코건설 내부사정으로 타당성조사가 지연되고는 있으나 관건이 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을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박삼준 의원은 여 의원이 제안한 터널 연계 또는 해저 등 여수 방면 송전 연계방식에 대해 발전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인용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군 담당부서에서도 여수방면 송전계통은 기술적, 경제적 조건을 들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박 의원의 지적을 수용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한 언론보도나 여 의원의 발언에 따르면 한려해저터널 공사비로 포스코건설이 1천억을 지원하면 해저선로로 간다는 발표가 있는데 이는 한려해저터널의 경제성 지수를 높이기 위한 것 아니가”라는 의문을 제기했고 군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나온 자료거나 확인된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박 의원은 이같은 담당부서 답변에 대해 “만약 1천억을 요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남해군과 남해군의회가 장기계획을 수립해 용처를 정해야 한다”고 발언해 주목을 끌었다.
이날 군정질문이 있은 뒤 지역 정가와 공직 내외부를 중심으로 이들 두 의원의 군정질문에 담긴 정치적 의도에 대한 분석도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김정숙 의원의 질문 배경과 의도로는 최근 IGCC와 관련한 논란에서 박영일 군수의 의지 부족과 사업 추진에 의구심을 더하는 군내 일각의 부정적 여론에 대한 책임을 실무부서와 포스코건설의 타당성 용역 미이행 등 가시적인 후속조치 미비에 따른 책임으로 전가시키며 같은 당 소속의 군수와 국회의원을 향한 여론의 공세가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정가는 해석하고 있다.
또 박삼준 의원의 군정질문에 대한 정가의 배경은 박 의원의 군정질문 마지막에 여과없이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이 크다.
박 의원은 군정질문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군은 전임군수시절 적어도 해야 할 밑그림은 다 그려뒀다. 이후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군이 빠르게 움직였다면 서부발전이 하동군과 MOU를 체결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송전선로 문제도 군이나 군수가 군민 의견을 수렴해 필요하면 국회의원에게 요구해야 할 주체이지만 국회의원이 우리 군과 상의없이 치고 나가버리는 형국이 됐다”며 “IGCC 사업 어디에도 남해군은 없고 국회의원만 있다”며 우회적으로 이 사업에 실질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은 남해군과 박영일 군수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남해군은 이날 군정질문 이후 올해 안에 포스코건설 실무진과 업무협의를 통해 최고경영진 간담회를 추진하고 IGCC 및 산업단지 투자협약(MOU)를 빠르면 내년 1~2월내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또 이번주 산업통상자원부 방문을 통해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일정 등 관련 동향과 정부 기조 파악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으며 어제 여상규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통해 향후 IGCC 사업 추진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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