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여건도 나아지고 선입견도 바꿔야  
교육위한 '위장전입', 그자체로 비교육적
복식수업 감축, 통학로 확보 등도 시급

자녀교육문제로 같은 남해지만 읍이나 중심지 학교로 학생들이 쏠리는 이른바 '이촌향도'현상이 갖는 두 번째 문제점은 위장전입에 깔린 비원칙적이며 비교육적 인식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주소지가 아닌 주민등록 변경으로 실제 주소지가 아닌 학교로 배정하는 것이 바로 위장전입이다. 위장전입은 그 자체로 주민등록법 위반이며 고발대상이다. 그러나 사실상 주민등록법은 우리나라에서 사문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여러 불가피한 이유로 주민등록 주소지와 거주지가 다른 경우는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위장전입이 갖는 문제는 법위반이나 처벌유무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법이나 원칙, 과정같은 것은 무시하고라도 무조건 자녀에게 조금 더 좋고 편리한 조건을 찾아주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인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즉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은 역설적이게도 그 자체가 비교육적이라는 것이다. 한 교사는 "오랫동안 대학간판과 입시성적만 중시해온 우리 교육이 이런 현실을 낳았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으로 이촌향도현상이 갖는 또 다른 문제는 일반 학부모들이  생각하듯 작은 학교와 큰 학교간에 뚜렷한 학력격차, 혹은 경쟁력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읍내 2개 중학교에 근무중인 교사 3명에게 물었더니  이들은 모두 "그렇지 않다. 학력격차는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관심, 학생개인이 얼마나 초등학교에서 기초를 잘 배워왔느냐에 의해 좌우된다"고 답변했다. 직접 자녀를 남해에서 키우고 있다는 한 여교사는 "몇몇 학생을 보고 어느 초등 학교가 더 낫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잘못된 일반화"라고 지적했다.

군내 초등교사들 역시 "작은 학교는 작은 학교대로, 큰 학교는 큰 학교대로의 장단점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분교에 근무중인 한 교사는 "작은학교는 학생 개개인에게 교사가 많은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다. 오히려 큰 학교에서 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은 몇몇 잘하는 학생들에 가려 늘 조역에 머물수 밖에 없다. 학생수가 많아 아이들 하나하나를 돌보기는 도조히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작은학교가 가진 왜 이리 도외시하는지  너무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사실상 뾰족한 현실적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대안은 농어촌을 먹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것이지만 이는 너무도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냥 이대로 두면 작은 학교가 모두 사라질 수도 있어 작은 대책이나마 급히 필요하다. 특히 면지역의 위험천만한 통학로라도 시급히 개선, 학생들이 마음놓고 학교를 다니게 해야 하고, 복식수업 해당 학생정원수를 좀 더 낮춰 복식수업을 조금이라도 줄여줘야 한다. 또한 교육당국이 작은 학교일수록 해당 학부모들이 피해의식을 안 갖도록 시설투자나 수업방식 개선, 사교육에 대한 대안제공 등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좀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학구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도 필요하다.

또한 작은 학교의 교사들은 힘이 들겠지만  해당학구의 주민들을 내편으로 끌어당기려고 더욱 노력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학부모들의 '무조건 아이는 큰 학교에 가야 하고  중심부에 있지 없으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고정관념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남해는 산청, 고성, 하동 등 비슷한 다른 군지역보다 학교나 분교수가 많이 적다. 왜 이렇게 학부모들과 교육청이 통폐합을 서둘렀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는 모두가 중심이 아닌 주변도, 큰 것이 아닌 작은 것들도  소중하다는 가치를 무시해왔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학부모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교육당국의 교육여건 개선에 대한 관심 모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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