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 선거는 어느 곳 없이 뜨거웠다고 했다. 그 이유는 후보자들의 공약 때문이 아니라, 선거인과 후보자 간의 밀도가 높았기 때문에 선거인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 하겠다. 선거인 개개인이 기대하는 것은 선거인 자신과 지역 발전이었지만 전례로 보았을 때 어느 후보자가 당선된들 기대한 보람을 갖기에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런 소극적인 인식을 갖게 된 이유는 지방 세입재정은 미약한데 비해서 국고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계 후보자들이 듣기 좋은 선거공약을 외쳤지만 선거인들은 그 공약에는 관심이 산만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선거 흐름은 민주주의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풍토 조성에 장애가 되지 아니할 수 없다. 민주국가의 기틀은 선거제도이고, 선거제도는 후보자들의 인격과 능력, 신뢰가 그의 공약과 함께 선거인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 당선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이런 정상적인 테두리 밖의 금력이나, 권력, 정실, 지연, 파쟁 등등의 영향에 의해 당선되었을 때 당선자는 해당 공직에 근무하는 동안 바람직한 업적을 성취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남해군은 경남도의 10개군 가운데 지역 발전의 특성 면에서 상위권에 속해 있다고 보아진다. 육지의 7개군 (거창, 함양, 함안, 합천, 의령, 산청, 창영) 은 농업과 축산업이 산업의 주류라 하겠지만, 남해, 하동, 고성은 해변을 끼고 있는 지역으로서 수산업을 추가하여 육지지역 군보다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다. 아울러 남해고속도로 좌(광양 산업)와 우(사천 산업, 진주시)의 소비시장을 흡수하는 관광산업, 레저산업, 또는 중소기업 등의 입지 조건도 유리한 지역이다. 미래의 남해군의 위상을 계획하고 관과 민이 협동하여 꾸준히 추진한다면 기대하는 효과가 점차로 나타날 것이다.
 금번 선거에서 군수, 도의원, 군의원 각 후보자 들의 선거 공약을 검토해 보았을 때 필수적인 공약도 많이 있었지만 실천 가능성 면에서 희박한 것을 인식하게 된다. 그 이유는 남해군의 수입재정 규모에서 입증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군민들이 기대하는 공평성과 균형 면에서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가볍게 공약으로 제시한 것은 후보자들의 사전 준비가 부족한 점과 공약(公約)은 사항에 따라서 공약(空約)도 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너, 나 없이 공약이라고 하면서 공중에 띄워두고 보자는 전략이었다고 보아진다. 그러나 각계 후보자(군수, 도의원, 군의원) 들의 다양한 공약을 폐기하지 말고, 이 기회에 당선자나 낙선자 각자가 자기가 제시한 공약에 대해서 실천 가능한가와 그 효과성을 검토해 보는 것이 자기 자신과 남해군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후보자나 선거인들이 금번 선거를 일일(1日 )행사처럼 생각해서는 선거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낙선자는 자기가 제시한 공약의 타당성을 검토해 보는 것이 본인의 미래를 위하여 필요한 것이며, 당선자들은 자기의 공약을 무리하게 실천하겠다는 의욕에 앞서 타인들이 제시한 공약도 검토해서 선급한 것과 필수적인 것을 엄선하여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선자들은 공약 추진에 앞서 정신적 자세와 추진 능력을 성찰해야 한다. 그 이유는 당선 지지율이 100%가 아니기 때문이다. 낙선자 보다 몇 십, 몇 백 표를 더 얻어 당선자가 되었다는 것은 선거법상 입증한 것이지만, 당선자의 인격과 능력, 신뢰 등도 공직자의 자질 면에서까지 선거법이 인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당선자의 정신자세와 공직의 자질 면에서 자기를 지지해 주지 아니한 선거인들과 낙선자들의 공약을 무시해서는 아니 된다. 선거를 통해서 상호 간에 입은 상처와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아니할 수 있으나, 공직자가 되겠다는 사명의식에서 각자가 후보자로 나섰기 때문에 승자나 패자의 공직자적 정신은 같은 것이다. 낙선자라고 해서 공직자적 정신도 자폐해서는 아니 되어야 하고, 따라서 승자는 낙선자의 공직적 정신과 그들의 선거 공약도 검토하여 선거인 모두가 선거기의 그 기대를 살리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좁은 남해군 땅에 섬사람들의 인간다운 인정과 화합적 자세가 계승되는 남해 풍토를 견고해지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것이 선거의 불미스러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편의 건설적 공약도 엄선하여 추진하면 남해군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며, 그 노력과 결과는 당선자 자신의 업적이 되는 것이다. 지식은 모두의 것이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식하면 좋을 것이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