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던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 지나침은 독이 된다는 뜻〕
 過 : 지날 과,  猶 : 오히려 유,  不 : 아니 불,  及 : 미칠 급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編)에 나오는 글로 유명한 과유불급은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사(師, 자장(子長)의 이름)와 상(商,자하(子夏)의 이름) 중 어느 쪽이 더 어집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한 것에서 유래됐다.
자공이 “그럼 자장이 낫다는 말씀입니까?”하고 반문하자 공자는 “과유불급(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라고 말하였다.
자장은 활달하고 진보적인 반면, 자하는 매사에 조심하는 현실적인 인물로 둘의 성격은 매우 대조적으로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中庸)의 중요성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풍요로운 물질 문명 속에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다가 모든 것을 잃고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인생사 고비마다 과욕을 경계하고 성찰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지혜로 조선후기 거상 임상옥이 곁에 두고 끝없이 솟구치는 과욕을 다스렸다는 이야기로 유명한데 계형배(戒盈杯)는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일정한 한도 즉 70%가 차면 저절로 새어 나가도록 만든 잔으로 절주배(節酒杯)라고도 한다.
즉 계형배는 넘치는 것은 곧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아지므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여 자기의 분수에 맞는 삶을 자족(自足)할 줄 알아야 한다는 지혜가 담긴 교훈적인 그릇이다.
또한 이 잔을 ‘재상평여수(財上平如水), 인중직사형(人中直似衡)’, 즉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라는 뜻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항상 담아야 할 좌우명으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넘치는 것을 두려워 할 줄 알고 주위를 돌아봄으로써 지혜로운 판단을 가져야 하며, 가졌다고 넘치고, 안다고 넘치고, 잘났다고 넘치고 과욕이 넘치고 있다. 과욕과 오만, 편견 등을 스스로 다스려 적당한 선에서 멈출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계형배는 원래 고대중국에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하늘에 정성을 드리며 비밀리에 만들어졌던 의기(儀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가정생활은 물론 직장생활 및 각종 조직 등 사회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흔히 '오버(Over)한다'는 표현을 종종 한다. 어떤 일이건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은 본질적으로 합리적인 근거와 효과 등에 대해 많은 자부심을 갖고 출발하지만 어느새 과도한 욕심내기로 자부심을 넘어 자만심에 빠져들고 만다. 바로 그때를 경계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완연한 봄에도 꽃샘추위가 이어지더니 이젠 한 낮에는 무덥고 조석(朝夕)으론 기온이 떨어져 일교차가 심한데 언제부터인가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봄인가 싶으면 여름이고 가을인가 싶으면 겨울이다. 계절은 덮거나 춥거나 둘 중 하난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중용의 덕이 지배하는 세상은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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