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지역에 적합한 복지모델을 만들어간다는 취지 아래 민간 활동가들로 구성된 남해농어촌사회복지연구회 준비위원회가 오는 23일 출범예정이다. 준비위원장인 화방사 주지 연곡스님<사진>을 만나 남해 농어촌사회복지연구회의 설립 취지와 배경,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은 지난 12일 화방사에서 준비위원회 회원들과 지역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편집자 주>

남해농어촌사회복지연구회는.
-아직 준비단계라 특정하여 말할 수는 없지만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의견은 농어촌 지역 특성에 부합되는 이른바 농어촌형 사회복지 발전방안에 대하여 공부하는 연구모임 성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통상 연구모임이라고 하면 학문적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회원 규모는 크지 않겠지만 남해 사회복지 현장 전문가들과 농어촌 사회복지에 관심 있는 분들은 다 함께 할 수 있다. 다만 순수 민간조직을 지향하므로 공직자나 정치인의 참가는 배재하도록 가닥을 잡았다. 공직자와 정치인의 건강한 토론은 학술 발표회 장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봤기 때문이다. 주요과업은 남해군 실정에 맞는 사회복지 발전방향에 대하여 순수 민간 차원의 정책제안을 하는 것이다.

출범 배경은 어떻게 되는지.
-이번 출범으로 공식적 형태를 띄게된 것이지 기존부터 소수의 인원으로 고민해오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적으로 농어촌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다. 많은 국가 정책이 도시위주로 설계되어 있고 따라서 농어촌 지역은 날이 갈수록 더 낙후되어 가고 있다. 보편적으로 우리는 사회복지가 소외된 계층을 위한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사회복지의 많은 분야도 도시형으로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국가 정책인 사회복지분야에서도 농어촌은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 부분에 주목하여 농어촌에 맞는 복지를 실현하고 싶었다.

농어촌 복지를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은 없었는지.
-국가가 농어촌 사회복지에 관심일 가졌던 적이 딱 한번 있었다. 2001년 다자간무역 협상을 위한 도하개발 아젠다가 출범한 후 농어업·농어촌에 위기감이 고조되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2002년 대통령직속기관으로 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농어촌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대안을 마련할 때의 일이다. 위원회의 여러 연구과제 중 농어촌 사회복지 증진과 응급의료체계 개편 등이 포함되었고 다양한 형태의 정책제안이 시도되었다. 그 성과로 2004년 1월 ‘농어촌주민의 보건복지증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법을 시행하기 위해 별도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등 생색내기에 그친 것이다. 이것이 내가 아는 범위에서 거의 유일한 농어촌 사회복지에 대한 국가의 특별관심이다.

현재 농촌사회의 복지현실은.
-사회복지관을 사례로 들어 이해를 돕겠다. 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 관련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위한 공간이며, 필요한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그런데 사회복지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관까지 찾아가야 한다. 도시는 인구가 집중되어 있어 많은 경우 근접거리에 사회복지관이 위치하고 있고, 멀어도 시내버스 한 코스면 사회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농어촌은 사회복지관이 한곳 정도밖에 없고, 이를 위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장거리 이동을 할 수 밖에 없다. 나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사회복지관에 있어도 이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농어촌지역 사회복지관은 대부분 군청 소재지에 있는 것을 가늠한다면 남해군 또한 열악한 상황에 포함된다.

향후 일정은.
-앞서 제시한 문제들도 연구해 나가야 할 부분에 포함된다. 현재 마련된 복지체계가 도시와 농어촌이 같은 수준으로 설계되어 있는 상황에서 농어촌현실에 맞는 복지체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이를 위해 농어촌복지 연구 방향을 뚜렷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었고, 출범식과 함께 열리는 강연 자리에 오래전부터 농촌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고 연구 및 여러 활동을 해온 경험이 있는 광주대학교 이용교 교수를 초청하게 됐다. 이번 강연에 이어 준비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보다 더 뚜렷한 화두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후 분야별 상시 연구과제를 설정해 연구수행 후 학술발표회 개최를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는 상반기까지 조직의 대략적인 모습을 갖추고 연말쯤에 첫 번째 학술발표회를 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세부적인 사항은 이번 초청강연회를 마친 후 논의할 예정이다.
/대담·정리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