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정현태 군수가 IGCC를 핵심으로 한 포스코건설의 신재생에너지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대해 남해군의 입장을 밝히며 “군민의 염원을 반영해 지역발전과 군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대의를 생각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각급 후보자 모두 공동공약으로 채택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검증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분야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군민들의 관심이 크고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 있어 지역경제에 대한 후보의 비전이 중요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현태 군수의 IGCC 공동공약 채택 제안에 이번 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입장도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IGCC 사업 발굴 성과, “정치적 사유화 되서는 안돼”
정현태 군수의 이번 공동공약 채택 제안을 놓고 타 군수 선거 출마 후보간 의견은 “해당 사업의 발굴 성과를 개인적인 정치적 사유화의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공통된 방점을 뒀다. 사실상 이번 IGCC 사업 유치의 성과를 자신의 치적으로 활용해 선거전략 구사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정현태 현 군수를 견제하는데 공통된 노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앞서 여러 차례 지역정가 소식통을 통해 알려진 후보들의 입장은 “지난 2012년 주민투표로 부결된 석탄화력발전소 카드를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꺼내드는 것이 적절한가”하는 의문에서 출발해 정현태 군수의 ‘3선 필승카드설’로까지 비화되며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던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석탄화력발전소와는 기술적·법적으로 다른 성격을 띠고 있는 IGCC에 대한 후보들의 이해가 한 단계 성숙되면서 찬반 논란을 떠나 군민들에게 돌아갈 실익을 꼼꼼히 따져 군민 총의를 수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다수 후보들은 이같은 실익을 따지기 전에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사업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李, 가장 적극적인 추진 의사 보여
먼저 이번 남해군의 입장발표 전에 이재열 후보는 지난 7일, 정견발표기자회견에서 ‘착한 IGCC 발전소’론을 주장하며 IGCC 사업 유치와 추진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다.
현재 이재열 후보의 홈페이지 간판사진에도 “착한 IGCC 발전소!! 깨끗한 군수 이재열과 함께!!”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남해군의 공식 입장 표명이 있던 이튿날인 29일, ‘군수출마자에게 드리는 공개제안서’를 이 후보는 발표해 “현재 남해군은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릴 신성장동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며, 이 사업은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선거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 사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공론화하고, 석탄가스화 복합발전소(IGCC) 유치에 찬성하는 후보자는 공동으로 공식선언할 것을 제안한다”며 공동공약 채택 제안에서 한 발 더 앞서가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재열 후보는 지난 7일 정견발표 기자회견시 이른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수 없다’며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유치는 행정경험이 있고, 무엇보다 청렴한 군수가 추진해야 한다며 정현태 군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의견을 덧붙여 밝힌 바 있다.


▶朴, 신중함 속 내실있는 실익 따져야
새누리당 남해군수 후보로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박영일 후보는 ‘신중함’을 전제로 한 내실있는 실익 분석과 이 사업에 대한 군민의 뜻을 읽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는 정 군수의 공동공약 채택 제안 가부를 떠나 “정말로 남해군과 군민들에게 실익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선거 이후에 본격적인 실익 분석 등 군민들의 정확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는 정보와 자료 등이 공개돼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박 후보는 “군민들의 뜻이 우선돼 정확히 파악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업이기에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둔 상태에서 성급하게 내놓은 감이 없지 않지만 선거용으로 이용되서는 안 될 사업”이라며 특정 후보의 정략적 수단으로 전락되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화력발전소 유치 무산 이후 유사한 발전플랜트 유치를 실무적으로 추진하는데 부담이 적지 않았을텐데도 지역 발전과 경제 회생이라는 대의를 위해 해당 사업을 발굴하는데 노력한 남해군 경제과 투자유치팀 관계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전한다”며 “이런 공무원들의 땀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라도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은 극히 경계해야 될 일”이라고 부연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같은 후보 입장에 더해 “조선산단 유치과정에서 정현태 군수가 사실상 삼성중공업의 투자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고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자와 지자체의 신뢰가 우선돼야 하는 사항인 만큼 신뢰할 수 있는 후보가 사업 추진의 내실을 따지는데도 유리할 것”이라며 재임 중 산단 문제를 표류하게 만든 정현태 군수의 책임론을 간접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정문석 후보, “사업대상지 주민 희생 우선 고려돼야”
이번 정현태 군수의 IGCC 공동공약 채택 제안에 남해뉴스 발행인을 지내며 현 정현태 군수의 실정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무소속 정문석 후보는 “이번 사업을 판단하고 검토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2007년 조선산단 조성 논의시부터 지역 발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재산권 행사까지 포기하며 희생해 온 서면 중현지구 일원의 사업대상지 주민들의 뜻과 희생정신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며 공동공약 채택 제안 수용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정문석 후보는 또 “깨끗한 남해건설, 부정부패 없는 남해건설”이라는 자신의 선거 슬로건을 거듭 강조하며 지역주민들이 가진 지역발전에 대한 염원을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데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도덕적으로 청렴하고 깨끗한 후보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는 타 후보와 유사한 입장을 덧붙여 밝혔다.

 
▶文, “더 나은 대안 발굴 가능성 외면되서는 안돼”
IGCC 공동공약 채택 제안에 가장 큰 온도차를 보인 후보는 무소속 문준홍 후보다.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화력발전소 유치 논란 당시 가장 두드러진 반대 입장을 보였던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런 탓에 문 후보는 이번 포스코건설의 IGCC 사업 제안 자체에도 두 가지 이유를 들어 부정적인 입장임을 밝혔다.
문 후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투표를 통해 부결됐던 발전소 카드를 다시 꺼내드는 것은 개인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한 불순한 의도에 다름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가뜩이나 선거로 인해 나눠질 수 밖에 없는 군민들의 민심을 다시 화력발전소 카드를 꺼내 들어 더욱 민심 분열을 부채질 하는 의도를 순수하게 볼 수만은 없다”며 정현태 군수를 직접 겨냥했다.
문 후보는 이에 덧붙여 “남해가 지켜온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리적 조건을 활용해 현재 점차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관광사업은 물론 대기업 연수원 유치 등 우리 군민들의 삶의 질과 환경을 존중하는 가치의 성숙도를 존중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IGCC 사업 유치로 인해 외면되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며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반영을 위한 실무적 절차를 핑계로 남해군민들이 이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여유조차 없이 사업을 제안한 포스코건설의 태도도 남해군민들을 무시한 오만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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