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력이 둔하여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음을 뜻함]
 刻 : 새길 각,  舟 : 배 주,  求 : 구할 구,  劍 : 칼 검

강(江)를 건너던 중 실수로 강물 속으로 칼을 떨어뜨려 그 칼을 찾기 위해 배가 전진하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칼을 떨어뜨린 뱃전에다 표시를 했다는 뜻으로 세상의 변천도 모르고 낡은 생각만을 고집하여 이를 고치지 않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때 한 젊은이가 조그만 배를 타고 양자강을 건너다가 배가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몸에 지녔던 칼 한 자루를 물속에 빠뜨려 버렸다.
“아뿔사! 이를 어쩌지!”
깜짝 놀란 젊은이는 떨어진 칼을 건지려고 했으나 목적지에 가는 일이 급해, 미처 배를 멈추지 않고 주머니에서 단검을 꺼내어 칼이 떨어진 뱃전에다 표시를 해 놓기만 했다. 그는 혼잣말로 “이렇게 표기를 해 두었으니 우선 목적지에 도착하여 볼일을 본 다음 다시 돌아와 빠뜨린 칼을 건지면 되는 거지 뭐”하고 아무 걱정 없다는 듯 강을 건넜다. 이 젊은이 딴엔 뱃전에 표시한 방향을 따라서 강 속에 들어가 잃은 칼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당연히 찾을 길이 만무한 것이었다.
강을 건너는 배는 계속 이동을 하고 있고 떨어진 곳도 물의 흐름으로 찾을 길이 없는데도 어찌 뱃전의 표시를 믿고 칼을 찾으려고 했었는지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로 이런 행동에서 ‘각주구검’이 유래 되었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할 때 자신의 눈에만 보이지 않으면 완전히 숨었다고 착각을 하지만 실제로 타인에게는 잘 보이는 곳에 숨어 있기도 한데 숨는 각도에 따라 다르지만 자신은 완벽하게 숨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어린이의 행동을 보고 어리석거나 미련하다고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어른이 하게 된다면 어떨까? 어리석고 미련함을 의미하는 ‘각주구검’이라고 할 것이다. 오늘날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각주구검’을 같은 뜻으로 해석하는데 사실은 차이가 있다.
연목구어는 ‘나무에 올라가서 고기를 구한다’는 말로 고기는 물속에 사는데 어찌 나무에 올라가 고기를 구할 수 있을까?
한 낱 헛된 노력만 하고 아무 이로움이 없다는 말이다.
머리가 단순한 사람이 도저히 불가능하고 무익한 일을 굳이 하려는 뜻으로 ‘수중로월(水中撈月, 물속에서 달을 건진다)’이나 ‘해저로침(海底撈針, 바다 밑에서 바늘을 건진다)’이란 사자성어와 같이 쓰이며 우리 속담으로 치자면 ‘하늘의 별따기’와 뜻이 같다.
즉 새로운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옛것만을 고집하는 사고(思考),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고집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삼가하고 시대적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고사성어다.
시대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20세기 사고방식으로 21세기 세상을 살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 볼 일이다.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깨닫는 ‘온고지신(溫故知新)’과 같은 처세(處世)로 사는 것이 어떨까 하는 현인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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