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해군농협쌀방앗간’ 신동섭 소장

최근 보물섬 남해 쌀이 인근 시·군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경남도내 대형유통업체에서 지난 2월 한 달 간 팔려나간 남해 쌀이 20kg들이 2500포대, 금액으로는 1억 1000여만 원에 이를 정도입니다.

남해군민과 농협직원들조차 “미질이 좋지 않다”고 혹평하는 남해 쌀의 서글픈 현주소를 생각해볼 때 상당히 고무적인 일인데요.

이쯤되면 우리 군에서 생산되는 우리 쌀에 대해 남해군민 스스로 다른 시각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이에 남해군 유일의 RPC(Rice Processing Complex 미곡종합처리장)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남해군농협쌀방앗간’ 신동섭 소장을 만나 ‘남해 쌀의 재발견’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자가 남해군농협쌀방앗간(이하 방앗간)을 찾았던 지난 5일, 신동섭 소장은 방앗간이 자체분석한 단백질 함량 측정 결과를 내보였습니다.

“방앗간에서 측정한 결과 남해 쌀의 단백질 함량은 5%대 중반에서 최대 6%대 초반까지로 나타났습니다. 단백질 함량이 낮으면 낮을수록 밥맛이 좋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쌀 품위 등급측정기준에 따르면 단백질 함량 6% 이하는 ‘수’, 6.1~7%는 ‘우’, 7% 초과는 ‘미’로 판정하고 있으니 남해 쌀은 글자 그대로 ‘우수’한 등급인 겁니다.

신동섭 소장은 두 눈을 반짝이며 남해 쌀 예찬론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위 결과처럼 남해 쌀은 대부분 단백질 함량이 6% 전후로 최상급 수준이며 밥맛이 좋은 쌀입니다. 방앗간이 운영에 들어간 지난해 9월 이후, 창원이나 진주시 등 대도시에 출하된 남해 쌀이 미질로 인해 반품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 쌀의 우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신 소장은 일반적으로 남해미질이 떨어지는 이유로 알려진 ‘이모작’에 대해서도 세간의 평가와는 다른 견해를 보였습니다.

남해군 농가는 주 소득원인 마늘과 시금치를 재배하기 위해 퇴비를 다량 살포하고 있어 토질이 좋다는 겁니다. 또 1인당 경작면적이 타 지역 농가에 비해 좁은 것도 퇴비를 대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신 소장은 그럼에도 남해 쌀이 혹평을 받는 까닭은 쌀 수확 후 시금치를 서둘러 파종하기 위해 벼를 조기 수확해 덜 여문 벼와 흰색 쌀(희나리)이 타 지역 쌀에 비해 조금 더 섞여 있기 때문이지 미질이 나빠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쌀에 대해 자신감이 생기자 신 소장은 남해 쌀에 대한 선입견으로 구매를 주저하는 유통업체 담당자를 설득해 쌀을 납품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앞서 말한 바와 같습니다.

신동섭 소장은 남해 쌀에 대한 자랑을 한껏 늘어놓은 후 방앗간의 최신설비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방앗간은 연미기와 이물질선별기, 색채선별기, 금속탐지기, 자동 포장·적재용 로봇시스템 등을 갖추고 전 과정을 자동화했습니다. 이에 방앗간 운영 전보다 위생적인 쌀을 제공할 수 있지요”

기자가 둘러본 방앗간 내부 시설은 아주 깨끗한 자동화 시스템이었습니다. 신 소장의 말대로 위생적인 쌀 뿐만 아니라 더 밥맛 좋은 쌀이 나올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신 소장은 내부 시설에 대해 설명한 이후 한 번 더 힘주어 말했습니다.

“남해군에서 생산하는 쌀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큼 좋은 쌀”이라고요. 그리고 “남해 쌀이 전국으로 뻗어 나가려면 우리 군민과 향우들이 먼저 사랑해 주셔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쌀 농가를 향해 “수확 시기를 며칠만 늦춰 생산하면 희나리가 적어 쌀 외관도 좋고 밥맛도 좋다. 그리고 수확 시 산물벼 상태로 농협에 가져오시면 벼 건조를 일관되게 할 수 있어 미질이 좋아진다”고 당부했습니다.

남해 쌀의 인식개선 및 판로확대 문제는 한 사람, 특정 시설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닐 겁니다. 이제 군민과 군청·관계기관이 모두 나서서 남해 쌀이 정말 ‘보물 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시점입니다.

한편 방앗간은 앞으로 단백질 함량 6%이하의 ‘수’등급 쌀에 대해서는 등급표시를 부착해 출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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