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
送 : 보낼  송,  舊 : 옛 구,   迎 : 맞이할 영,   新 : 새 신

중국 당나라 말기에서 송나라 초기 학자이자 시인인 서현(徐鉉)의 ‘한등경경루지지(寒燈耿耿漏遲遲) 송구영신료불기(送舊迎新了不欺)’<찬 겨울밤 등불은 깜빡이고 물시계의 시간은 더디어 가건만,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 일은 속임(어김)이 없구나>라는 시구(詩句)에서 유래되었다.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해가 밝아오는 것은 자연과 순환의 이치가 아닐까? 설레임으로 시작한 한해가 저물어 가는 아쉬움 속에서 되새겨 본다. 선조들이 한 해를 두고 지난날을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새로이 가다듬었으니 곧 송구영신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계사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장 흔하게 맞게 표현한 사자성어이다. 유난히도 올해는 과다한 가계부채로 살림살이가 어렵고 저성장, 경기악화, 고용부진, 사회갈등이 어느 해보다 많았던 힘겨운 한 해였다. 마지막 잎새처럼, 달력도 달랑 한 장, 그것도 나흘이면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무리 시점에 붉은 노을이 너무 곱고, 만추의 낙엽이 아름다운 것은 그 마무리가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마음에 두었던 아쉬움은 뒤로하고 새로운 한 해에 대한 희망과 알찬 계획으로 채워져야 한다. 시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로 나뉘어져 흘러가는 개념이 아닐 진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상존하는 총체적인 통합체가 바로 시간이다. 과거는 기억 속에서, 현재는 직관으로, 미래는 기대로 공존하는 것이다.
아쉬운 한 해를 보내며 누구나 우리는 생각하며 반성한다. 더욱 잘해야 했었는데, 더욱 신중했어야 했는데, 더욱 열심히 노력했어야 했는데 하며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세 가지 유형의 모습으로 살아가는데, “내가 왕년에는 이러 이러하며 잘 나갔는데” 하며  ‘과거 지향적인 인생관’을 갖고 사는 사람의 유형, 오직 오늘에 충실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현재 지향적인 인생관’을 갖고 사는 사람의 유형, 그런가하면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며 소망하는 하는 가운데 ‘미래 지향적인 인생관’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삶의 좌표가 분명하여 미래와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삶은 대단히 아름답고 진취적이라 말하고 싶다.
현실이 아무리 각박하더라도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 아무것도 꿈꾸지 않는 사람보다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반드시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마지막 달을 한 해를 돌아보고 빚진 것을 모두 갚는다고 했다. 남에게 못되게 한 일 , 상처 주는 언행 등 후안무치한 일은 없는지? 반성하고 정리하여 새해를 맞기 위해 경건하게 한해를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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