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천하를 조직적으로 잘 계획하여 다스리는 재주를 뜻 함」
經 : 지날 경,  天 : 하늘 천,  緯 : 씨줄 위,  地 : 땅 지

‘하늘을 다스리는 자는 땅을 다스린다’라는 말로 천지를 주무르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비유한다.
난세의 영웅 이순신은 온 천하를 다스리는 경천위지의 재주와 나라를 바로 잡는 보천욕일(補天浴日)의 공로가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임진왜란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을 조·명 연합군이 승리로 이끈 후 명나라 진린(陳璘) 도독은 황제에게 “이순신은 경천위지의 재능과 보천욕일의 공이 있다”라고 보고하였다. 보천욕일은 ‘어마어마한 공적’을 가리킬 때 쓰는 말로 중국 신화에서 비롯되었는데 명나라 신종(神宗) 황제가 이순신 장군에게 명조(明朝)의 팔사품(八賜品)을 하사하여 1966년 2월 4일 국가보물 제440호로 지정되어 아산 현충사에 보관하고 있다. 남해노량 충렬사 공묘비 앞 처마에 보천욕일 현판이 있는데 1965년 4월13일 박정희대통령이 친필로 현액하였다. 한민족 역사에서 가장 빼어난 인물 중 세종대왕과 이충무공은 비단 한국사의 인물을 넘어 세계사의 거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위인됨을 처음으로 나라밖에 알린 사람은 바로 명나라 수군도독 진린으로 임진왜란 당시의 재상 유성룡은 그의 '징비록'에서 “진린은 성질이 사나워서 남과 거스르는 일이 많아 사람들이 두려워하였다. 나는 진린의 군사가 잔인하고 난폭하여 만류를 해도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진린은 그렇게 이순신 옆에서 지내면서 경천위지의 그의 성품에 감복하여 훗날 선조에게 올린 글에서 이순신을 가리켜 ‘경천위지지재(經天緯地之才) 보천욕일지공(補天浴日之功)’이라면서 극찬하는데 경천위지지재란 하늘을 날로 삼고 땅을 씨로 삼아 베를 짜는 재주, 즉 천하를 경륜할 재능이 있다는 말이고 보천욕일지공은 중국신화에서 하늘의 뚫어진 곳을 메우고 감천에서 목욕시켰다는 의미로 이순신의 공이 경천위지지재, 하늘을 메울 만큼 크다는 뜻이다. 이충무공의 ‘진중음(陳中吟)’이라는 한시(漢詩)는 왜적의 침입으로 어려워진 조국을 걱정하면서 조국을 구하겠다고 맹세하는 각오를 읊은 시(詩) 인데 “임금의 행차는 서쪽에서 멀어지고, 왕자는 북쪽 땅에서 위태롭다. 외로운 신하가 나라를 걱정하는 날이여! 이제 사나이는 공을 세울 때로다, 원수(왜적)를 모두 멸(滅)할 수 있다면 비록 죽음일지라도 사양하지 않겠노라”라고 했다.
이충무공의 우국충정을 연상하며 어수선한 시국, 비정상적인 정치권의 형태, 민생을 외면하는 지금 정치권의 작태가 개탄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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