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행동이 어리석고 유치함을 뜻함」
口 : 입 구,  尙 : 오히려 상,  乳 : 젖 유,  臭 : 냄새 취

‘아직 젖을 먹을 정도로 젖비린내가 나는 사람’으로 즉 말과 행동이 어린아이처럼 유치한 것, 상대가 어리석어 얕잡아 보는 뜻으로 중국 사기(史記)에 전하여 온 말로서 한나라와 초나라가 천하를 놓고 다투던 시기, 한나라의 왕, 유방은 초나라 항우와 대치하고 있었는데 이때 유방은 서쪽 위나라 왕, 위표가 배신할 것을 알고 부하 역이기를 보내 위표를 달래고 회유했지만 위표는 “유방은 오만하여 부하들을 무례하게 대했으며 신하들을 노비 부리듯 하니 나는 유방과 함께 갈수 없다”라고 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유방은 몹시 분노하며 한신에게 위표를 징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유방은 위표를 치러 가기 전에 역이기에게 위나라의 대장이 누구냐고 물었고 역이기는 백직이라고 답했더니 유방이 코웃음을 치며 백직은 “아직 입에서 젖비린내가 나는 놈이니 결코 백전백승의 우리 한신에게 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고 유방이 큰소리치며 예상한대로 도저히 한신의 적수가 되지 못하여 백직을 손쉽게 이길 수 있었고 위표는 사로 잡혀 무릎 꿇고 사죄하게 되었다. 이 일화에서 비롯된 말이 바로 “구상유취”이다.
조선후기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은 고통 받는 백성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금강산 유랑을 시작으로 각 지역 서원을 주로 돌아다니며 풍자와 해학이 담긴 뛰어난 시를 많이 지었는데 ‘구상유취’에 관한 야담으로 어느 더운 여름날 김삿갓이 한적한 길을 가고 있는데 젊은 선비들이 개를 잡아 놓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김삿갓은 술 한잔 얻어 마실 요량으로 옆에 앉아 있었지만 남루하고 초라한 행색만 쳐다볼 뿐 본체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조금 비위가 상한 김삿갓은 ‘구상유취(口尙乳臭)’로군 하며 일어섰다. 그러자 지금까지 본체만체 했던 선비들이 화가 나서 김삿갓을 때릴 기세로 노려보는 것이었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김삿갓은 더욱 큰소리로 “내가 무얼 잘 못 했길래 소란들이오. 나는 입에 젖비린내가 난다는 '구상유취'가 아니라 개초상에 선비가 모였다는 ‘구상유취"拘喪儒聚’를 말한 것이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선비들은 비로소 김삿갓을 알아보고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해서 송구하오”라고 하면서 후한 대접을 하였다고 한다. 김삿갓은 비뚤어진 세상을 농락하고 기성 권위에도 도전하며 민중과 함께 숨쉬며 사회모순에 대한 저항정신과 인도주의를 풍자와 해학의 시문학(詩文學)으로 승화시켰으나 자식과 가장으로서의 책임에 대해 매우 소홀했고 방랑걸식으로 말로가 너무 비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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