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보리 득세

                                                    농학박사 강태경

허기진 소년 그래도 봄을 사랑해
버들 껍질 피리로 연주하며
어언간 풋보리 찾아와 주어
한오금 베어 모닥불에 그슬어
보리사리 검은입 웃음짓고
풀팥에 큰 대자 누워주면
살랑댄 봄바람 자장가 되어
소년, 대장부 된 듯 착각하지

보리타작 구슬땀 비오 듯 젖어
황금빛 보리덕석 위로해줘
보리 찧는 방앗소리 새벽 잠 깨자
된장찌개 보리밥 등교길 재촉
등교길 뱃속 반란 이르켜
소화신호 대포소리 오란하고
이것이 꽁보리 득세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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