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마늘값 폭락, 소값 하락, 적조 발생으로 인한 어업인의 덜컹 내려앉은 가슴….
주변에 연일 퍽퍽 둔탁한 소리를 내며 가슴을 턱 치게 하는 일만 전하게 되는 요즘이다.
연이은 폭염에 가뜩이나 피곤한 심사로 고생하실 독자와 군민들을 생각하면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 같은 청량한 소식들만 전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주간의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독자들에게 전하게 되는 소식이 그리 달갑지는 못한 소식이라 내심 미안한 마음이다.
지난 7월 마지막주 마감을 마치고 휴가에 들어간 시점, 기자가 아닌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라리 오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식을 접했다.
최근 가장 뜨겁게 지역을 달구고 있는 미래창조 남면지역 하계단합대회 행사의 사전선거운동 등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그것이다.
선관위가 해당 행사의 경위 파악과 관련자 소환 조사를 통한 사전선거운동 등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이례적으로 경남도선관위 특별기동조사팀 인력까지 파견돼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고 신뢰할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선관위 조사와 병행해 경남지방경찰청 수사인력도 관내 모처에서 사전선거운동 혐의 등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어떻게든 관련 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언제쯤 결론이 날 것인지를 두고도 관련된 관계기관들이 함구하고 있는 탓에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차라리 오보였으면 좋겠다’했던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문제는 시점이다.
정현태 군수가 지난 2008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래 정현태 군수의 정치적 성향과 반대에 있던 군민들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는 푸념을 연이어 내놓았다. 괜한 정치공세로 군정발목잡기라고 반박하고 다시 같은 푸념을 반복하며 서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생긴 갈등은 2009년 한 차례의 정현태 군수의 뇌물수수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며 지역내 깊은 골을 남겼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또다른 수사가 진행됐으나 결국 두 건 모두 결론은 ‘혐의없음’으로 정리됐다.
그런 공방이 오간 끝에 속내는 어떨지 모르나 외형적인 안정을 찾는가 싶던 지역내 민심은 다시 정현태 군수 부인의 제3자 뇌물취득죄의 대법원 유죄 판결로 불씨가 되살아났고 지난해는 4월 총선에 이어 급기야 화력발전소 유치논란으로 지역 민심이 양단(兩斷)나는 형국까지 치달았다. 올해초 정현태 군수와 남해군정은 ‘선거 없는 해, 군정 전념에 올인할 수 있는 유일한 해’라며 지역발전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라고 정의한 바 있다. 특히 7월부터 9월까지는 내년도 남해군민들의 삶과 직결된 각종 국비 예산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다. 왜 하필 이 시기에 찾아든 때이른 선거 열풍일까…. 걱정을 넘은 우려가 고개를 쳐든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는 일찍이 “진실을 규명하는 일이 어려운 것은 ‘나의 진실, 너의 진실, 그들이 말하는 진실, 그리고 진실 그 자체’라는 여러 얼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파했다.
이번 건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냐 아니냐를 둘러싼 결론은 결국 선관위 등 관계기관의 결론으로 매듭지어지겠지만 이 여러 얼굴을 가진 진실을 둘러싸고 서로의 진실이 진실인양 목소리를 높이고 시끄러워질 지역을 생각하니 한 주간의 달콤한 휴가 당시 재충전한 호기는 사라지고 무겁디 무거운 피로감이 엄습한다.
최종 마감을 앞두고 쏘인 바깥 공기가 가슴이 막히고 숨이 턱 막히도록 덥다.
부디 관계기관의 엄정하고 객관적인 조사와 신속한 결론짓기로 조금의 답답함이라도 덜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달콤한 휴가 후 재충전된 마음으로 호기롭게 좋은 기사로 독자들을 다시 뵙겠단 각오와는 달리 데스크칼럼을 너무 구시렁거린게 아닌가 싶다. 독자들께서 해량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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