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남해를 대표하는 축제, 제9회 보물섬 마늘축제가 지난 30일부터 나흘간에 걸쳐 이동면 마늘나라 일원에서 펼쳐졌다.
예년 축제에 비해 콘텐츠나 프로그램 수준면에서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여준 대목도 있었고 또 남해를 넘어 전국 대표축제로의 도약을 시도하고자 하는 제9회 마늘축제는  ‘도전 자체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참신함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특히 긍정적인 평가를 드러내고 있다.
축제 폐막 이후 축제를 구성한 각 부분의 평가나 개선점 도출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특히 올해 축제에서 외형적인 성과 지향주의를 과감히 탈피해 관광객 집계나 축제의 지역경제 파급효과, 현장 판매액 등을 내부적으로 관리해 냉정한 축제 평가의 기초자료로 삼겠다고 선언한 남해군의 과감한 결단에도 박수를 보낸다.
축제가 끝나고 나면 준비과정에서의 치열함과 노력에 비해 늘 발생하기 마련인 돌발변수나 예상외의 상황 탓에 아쉬움이 남게 되지만 이를 그냥 흘려넘기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경험의 축적으로 삼아 도약의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른바 ‘똑똑하게 실패하기’로 창조적 성과를 창출해내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운영과정상의 문제나 현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인해, 또는 ‘내 일이 아니다’ 라는 방관자적 태도로 일관한 현장 인력의 미온적 대처 태도 등은 내부의 치열한 공감대 확산노력을 통해 꾸준히 노력해야 할 부분이지만 당장 눈 앞의 성과나 부정적으로 평가된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할 경우 ‘똑똑하게 실패하는 법’은 다시 되살아 날 수 없는 부분이 되고 만다.
일반적으로 실패는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기 마련이지만 창의성을 중시하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오히려 실패를 독려하고 직원들에게 실수를 용인해 새로운 시도를 가능케 하는 자율권을 주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해 직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저해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 전략이다.
특히 트렌드의 변화와 관광객들의 심리적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어 더욱 창의적이여야 할 축제 분야의 정책 또는 실무 책임자들의 ‘실패’는 그래서 조금 더 포용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 인정해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축제 실무자가 누가 됐건 실무자의 시도를 허용하고 이에 따른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실패’로 몰아세우지 않는 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실수나 실패의 내용을 자꾸 은폐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드러내 다수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가는 공론화의 과정이 축제를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된다.
또 한 번 겪은 실패의 경험을 빨리 자산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문제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낸 올해 마늘축제지만 대외적으로 지적이 일었거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점에서는 축제 주무부서인 문화관광과의 책임이 아닌 ‘남해군’이라는 조직 전체의 책임이고 조직에서 실패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내년도 10회라는 상징적인 의미의 축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올해의 ‘도전’으로 미완의 성공에 그쳤거나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있는 실패는 언급한 ‘똑똑하게 실패하기’로 창조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올해 축제에서 보여진 일면 긍정적인 평가에 도취돼 즉흥적인 예산 증액을 추진하거나 무리하게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을 보강하는 내년도 축제 준비나 콘텐츠 보강은 결국 올해 거둔 성과로 인해 내년도 악평을 불러올 수 있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축제는 늘 트렌드와 브랜드 사이의 싸움이다. 남해마늘을 알리기 위한 마늘축제의 브랜드 가치는 굳건히 지키되 축제 개막을 앞둔 불과 몇 개월의 준비가 아닌 연중 지속된 축제의 고민과 트렌드 분석, 관광동향 파악 등 구체적인 행정적 지원도 이어져야 할 부분이다.
거듭 올해 축제를 위해 헌신한 전 축제 관계자들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더욱 성장한 모습의 마늘축제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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