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2011년부터 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노도 문학의 섬> 조성 사업은 150억(국비75억과 군비 75억) 이 투입되어 2014년까지 시행되는 남해군으로서는 규모가 큰 사업이다 . 조감도를 보면 지금 거의 방치되어 있다시피한 노도가 김만중을 테마로 다시 태어 나 아름답고 스토리가 있는 관광지로 탈바꿈 하게 될 것 같다. 그 동안 운영위원회에서 용역 결과를 놓고 많이 논의 하였겠지만 필자가 몇해 전 서포기념사업회 회원들과 탐방할 때의 소회를 밝히면서 문학의 섬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그 때에 있었던 일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사건은 우리 일행에게 다가와 “여러 어르신들 노도에 다리 놓아주시다. 내가 시집온지 60년이 넘었는데 내 살아 생전 다리로 노도를 건너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하는 여자 노인네의 절규에 가까운 당부였다. 그렇다고 우리 일행 중에 행정 관청에서 나온 사람이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노인네로서는  부탁할 만한 사람들이라고 인식되었던 모양이다. 이번 <노도문학의 섬>  프로젝트에는 다리 놓는 계획은 없는 모양이다. 대신 정기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소규모의 유람선이  건조된다고 한다. 다리를 건설하는 방안도 제기되었으나  모 대학 관광 관련 전공 교수가 반대하여  심도 있게 검토하지 않은 모양이다.
  조그마한  섬을 테마로 한 관광의 경우 거제도의 외도, 통영군의 장사도 등이 있다. 필자도 오래 전에 외도에 가 보았고, 장사도는 지난 해 10월에 가 보았다. 특히 장사도는 옛날에 초등학교 분교도 있었고 교회도 있었는데 주민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소개되고 분교는 식물원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교회 자리는 장사도 분교에서 헌신적으로 교사 생활을 한 교사의 공적비만 쓸쓸히 서 있었다. 말하자면 사람들은 없고 식물들과 조각들만 섬을 지키고 있었다. 필자는 장사도의 자연에 감탄하였으나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들어가는 유람선의 가격도 만만하지 않았다. 물론 사람이 살면 섬이 오염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관광객을 유치한다고 섬사람들을 내쫓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섬 관광,  그리고 섬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들어주는 관광이 돼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노도 문학의 섬>은 주민들을 소개시키지는 않을 모양이다. 그러나 그들의 염원인 다리는 섬을 오염시킨다는 측면에서 놓여지지 않게 되고야 말았다. 아마 지난 번에 만났던 노인네는 절망하고 있을 것이다. 김만중이 유배되었을 때에도 주민들이 있었다. 얼마 전까지 초등학교 분교장도 있었다. 필자는 노도 주민이 지금과 같은 생업으로 살아가면서 민박촌 형태로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이 오히려 흥미로운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삶의 터전을 없애버리기 보다 지금 살고 있는 모습 그대로의 문학의 섬이 보다 문학적일 것이다. 자연생태관광으로서의 섬이 아니라 김만중과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문학의 섬이 다른  섬 관광과 차별화 되는 길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러한 시설들도 부분적으로 마련되기는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16인승 소형 유람선으로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실어나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비 오는 날, 바람부는 날에는 사람들이 오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이번 계획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어떤 형태의 다리라도 놓아져 노도 주민의 숙원을 들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리 자체가 색다른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도 생각한다. 환경오염 문제는 노도로 들어가는 인원수를 제한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리는 놓지만 섬 안까지 자동차가 들어가지 않는 방법도 마련하면 될 것이다. 문학의 섬이라는 테마 때문에 작가 지망생이나 기성 작가들 그리고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많이 올 것이고 이들이 와서 오래 머물다 가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집필실을 제공하고 노도말고도 남해군 전체를 문학적 분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유배문인들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이후에 남해에 거주했던 문인, 남해출신 문인들의 유적지도 마련하여 그곳에도 발걸음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집필하기 위하여 머무는 작가들과 지역문인들과의 교류, 독자와의 대화, 그리고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 상영과 각종 공연이 빈번하여 그야말로 살아 있는 문학의 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각종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하여 실력 있는 외부 인재가 노도에 살겠다고 하면 환영하고 정착의 편의와 그에 알맞은 직책을 부여하여 남해유배문학관의 경우처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신문 지상이나 방송에 예술인들이 들어와 지역이 재생되는 사례가 많이 보도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어 노도 주민들이 늘어나고 예전처럼 어린 아이들이 많아 진다면 미니 초등학교도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도 문학의 섬>이 아니라, 지역 재생을 위한 <노도 문학의 섬>이 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용역회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남해지역 문인들과 출향문인 그리고 남해에 관심 있는 전문가 전체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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