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한 태풍‘매미’의 기억 때문에 또 한 번 우리의 가슴을 조리게 했던 태풍 ‘메기’가 다행스럽게도 우리 지역에는 큰 피해를 남기지 않고 지나갔다. ‘메기’가 지나가기 전까지의 기상특보는 ‘매미’와 맞먹을 정도의 위력을 가졌다는 것이었기에 군민들은 더욱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 바닷가로 들판으로 나온 군민들은 밤새 조렸던 가슴이 풀리면서 나오는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이번 태풍상황을 넘기면서 우리는 새삼‘유비무환’이라는 고사성어를 생각하게 된다. 지난해 매미 때와 비교해보면 군 재해대책본부는 사전에 충분한 현장지도 행정을 펼쳤다. 군수를 비롯한 실과소읍면장이 직접 현장에 나가 대비상황을 점검했으며 전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렸다. 또한 각 읍면장은 마을이장들에게 시시각각 변하는 태풍정보를 마을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려 주민들이 태풍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적극적인 준비 행정이 태풍의 방향을 전환하고 위력을 약화시켜 군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게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군 재해대책본부의 이번 같은 ‘유비무환’자세는 앞으로 몇 차례 더 겪어야 할 태풍상황에도 더욱 철저히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지난해 매미가 입힌 상처를 완벽하게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소규모 복구공사의 경우 속속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들 현장마다 주민들이 시공업체가 공사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않아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담당공무원이 현장에 한 번도 나가보지 않고 준공검사를 해주고 시공업체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한 사례도 발견된다. 민원인이 군 담당자를 찾아가 항의하면 그제야 처음 현장에 나가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담당공무원들은 워낙 복구해야 할 현장이 많아 현장에 나가볼 틈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아무리 현장이 많다해도 콘크리트 구조물 거푸집조차 제거하지 않은 현장, 중장비가 들어가기 위해 파헤쳐 놓은 주민의 농경지를 복구도 안 해주고 달아나 버린 현장에 대해 준공검사가 이루어진 사실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군 당국은 이번 태풍에 대비했던 행정처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해복구공사 현장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완벽한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는 담당공무원이 현장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담당공무원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 이를 보완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수해복구를 위해 많은 예산을 따온 성과를 성과로 완결 짓기 위해서는 군수가 직접 현장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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