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추진하는 골프장사업을 지키기 위해 덕월마을 주민들은 참으로 많은 고통을 인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먼지피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덕월마을 주민들이 시공업체로부터 받은 대가는 고작 1300만원이었다. 그것마저도 제 때에 받지 못해 골치를 앓았다.

덕월에서 평산매립지로 이르는 길은 학생들의 통학길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먼지를 둘러쓰면서 학교를 다녀야 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옷을 버리기 일쑤였다. 주민들은 시공업체나 관계기관에 대책을 세워달라고 아무리 호소를 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고 한다. 

덕월마을 주민들은 심지어 토사가 아니라 재생골재라는 이름으로 각종 산업·건설폐기물이 포함된 토사가 유입되는 것을 알면서도 눈을 감아야 했다. 골프장사업에 누를 끼칠까봐서다.

안으로 곪은 문제는 언젠가는 반드시 밖으로 터지게 돼 있다. 그동안 안으로만 곪아갔던 덕월주민들의 아픔이 결국 밖으로 상처를 드러냈다. 지난 4일 끝내 집단행동으로 표출된 덕월주민들의 상처는 앞으로 추진될 골프장 조성사업에 예상치 못한 산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공업체인 유성해운이 들여온 매립재 성분에 대한 주민들의 의혹을 아무도 덮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덕월주민들은 지금 군이 당초 약속했던 것처럼 양질의 토사가 아니라 폐기물성분의 재생골재를 들여올 때 명확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묵인하고 넘어갔던 일을 스스로 후회하고 있다. 만약, 매립재 성분에 문제가 있어 마을소득의 보고인 앞바다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후대에 그 책임이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매립지를 파헤쳐 시료를 채취한 주민들은 지금 진퇴양난의 처지에 있다.

왜냐하면 매립재 성분 문제를 크게 틔울 경우 골프장 조성을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질 것 같고, 이대로 넘어가자니 후대의 원망이 두렵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은 덕월주민들이 스스로 감당하기에 매우 벅차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권력이 나서주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시공업체가 재생골재를 성토용으로 들여오기로 결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재생골재 성분에 문제는 없는지, 그 양은 얼마나 되는지, 그것이 앞으로 미칠 영향은 얼마나 되는지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필요한 공권력은 바로 검찰일 것이다. 검찰의 조사가 아니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공신력, 즉 모두가 공감하는 해결책을 확보하기가 힘들 것이다. 우리는 검찰이 나서 덕월주민들의 고통을 시원히 해소할 수 있는 기준을 밝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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