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료 성분분석결과 따라 파장 일 수도

남해군이 골프장으로 개발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덕월·평산매립지 성토작업에 대해 평산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군이 시공업체에 성토작업 일시중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돼 그 구체적인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군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산주민들이 군에 민원을 제기한 것은 지난 9일.

평산주민들은 평산매립지에 성토용으로 들어온 광양제철 슬래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들어왔으며 이로 인해 매립지 안에 고여 있는 물이 갑자기 매우 혼탁해졌다고 보고 있다.  주민들은 군이 효율적인 성토작업을 위해 이 물을 바다로 퍼 넘기고 있는데 이것이 마을 앞 바다의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면서 그 안정성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매립지 안에 고여 있는 물을 바다로 퍼 넘기지 말아달라고 군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평산매립지 성토용으로 사용한 광양제철 고로슬래그로 인해 어민들은 바다소득이 줄어
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골프장 조성사업에 협조적이었던 평산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미처 예상치 못했던 군은 17일 평산마을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이날 설명회를 통해 광양제철 고로 슬래그로 인한 침출수가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자료도 없다면서 그동안 다른 경로를 통해 확보한 고로 슬래그와 슬래로 인한 침출수에 대한 성분분석 자료를 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군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평산주민들은 현재까지 평산매립지에 들어온 슬래그와 그로 인해 혼탁해진 매립지 안의 수질에 대한 성분분석을 의뢰하여 안전성이 확인된 후에 물 빼기 작업을 해야한다고 맞섰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군은 지난 21일 물 빼기 작업과 성토작업 일체를 당분간 중지할 것을 시공업체에 통보했다.

이후 군은 평산매립지에 들여온 슬래그와 현재 고여 있는 물의 시료를 채취해 경남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해놓고 있다.

공사가 일주일 이상 중지되자 군은 27일 평산주민들에게 성토공사는 계속 중지하더라도 고여 있는 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썩어가기 때문에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물 빼기 작업은 27일 오후부터 들물 시에만 재개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공문에는 물빼기 작업의 방해로 인해 발생하는 제반비용 등 문제는 평산주민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군의 이 같은 강력한 요청에 따라 평산주민들은 물 빼기 작업을 재개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대신 군수면담을 요구했다. 28일 오후 군수실에서 이뤄진 군수와의 면담에서 평산주민들은 골프장 조성으로 인해 앞으로 발생할 어업피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 군수는 그런 문제에 대해 앞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대답하면서 군의발전을 위해 어렵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만큼 불협화음이 나지 않도록 평산주민들이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성토공사 재개여부는 군이 의뢰한 슬래그 및 고인 물에 대한 성분분석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남해환경운동연합도 최근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자료를 쥐고 군의 성분분석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은 골프장조성에 따른 환경·교통영향조사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해오고 있는데 이 환경영향평가서에 평산·덕월어촌계 어업에 미칠 피해가 어떻게 조사되고 있는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 장 민 주 기자 ju09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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