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내린 20cm의 폭설로 인해 남해는 거의 하루 종일 군내 주요도로의 통행이 마비되거나 중단되는 등 심각한 불편을 겪었다.
눈이 적은 지역의 기후 특성상 가뭄, 해일, 홍수, 집중호우 등에 대비한 재해대처 매뉴얼은 잘 갖춰져 있으나 폭설에 대비한 대처 요령은 사실상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현실.
군 재난관련부서 취재 결과 현재 군내 강설시 주요도로 및 고갯길, 통행량이 많은 도로 등을 중심으로 한 제설작업 우선순위 부여, 주요 경사구간 통행 제한에 대비한 우회도로 지정 등 일반적인 매뉴얼은 갖춰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급격히 변화하는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기상 이변 등에 대비한 매뉴얼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체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강설시 남해군 재난관련 및 도로 제설작업 담당부서는 마을 방송 등을 통해 자발적인 제설작업 동참과 농사용 트랙터 보유 주민들의 동참으로 짧은 시간내 긴급 대응 및 복구에 비교적 신속하고 탁월한 대처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타 재해재난 대처상황에 비해 관련 대처장비의 확충을 위한 투자나 행정력 외 긴급한 인력 보강 등 상시적 예비능력을 갖추기에는 행·재정적으로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민간 동원 및 지원 체계로 이를 임시 보완할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례로 겨울철 눈이 많은 지역인 강원도 양구군의 경우, 군부대 밀집지역인 군사지역 특성상 겨울철 폭설에 대비한 민·관·군 합동대처 매뉴얼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으며 관은 주민들의 긴급한 통행이 필요한 지역을 우선으로, 군은 작전로 중심의 주요 도로, 민은 농사용 트랙터 등을 활용한 관·군 지원 업무 등으로 구분돼 제설작업 구간별·지역별 업무분장이 잘 이뤄져 있다. 특히 민간 동참과 기습 폭설시에 대비해 관내 4륜 트럭, 트랙터 등 평상시 민간인 보유 및 폭설시 가용가능장비 현황을 파악해 두고 장비보유자 및 예비운용가능자 신원까지 파악·관리해 폭설 등 긴급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눈이 비교적 잦지 않은 지역 특성상 이같은 대처요령 마련이 필요하겠냐는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평소 5cm 미만의 적은 적설량에도 일부 구간 통행이 상당시간 제한되고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같은 기후변화에 대처한 폭설 상황 발생시 대처 매뉴얼 보완에 대한 행정적 배려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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