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1급(뇌성마비)으로 해양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며 지난 장애인의 날 문화제에서 도교육감상을 수상하기도 한 정정자 씨(소망의 집, 51세)가 지난 13일 (사)한국장애인유권자연맹에서 주관하는 제9회 장애인과 함께하는 문예글짓기 대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했다.

문예글짓기 대회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장애, 비 장애 차별 없는 아름다운 사회구현을 위해 매년 개최되는 대회로서 정정자 씨는 초중등부에서 ‘저의 소중한 한 표를 지켜 주세요’라는 글로 당당히 입상했다.

정정자 씨는 자신의 글을 통해 국민으로서 누려야할 투표 권리를 장애로 인해 지금까지 행사를 하지 못한 아쉬움과 처음 투표를 했을 때 떨리는 순간을 표현했으며 좀 더 많은 장애인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반 시설을 마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번 수상이 정정자 씨뿐만 아니라 그가 소속된 학교나 주위에 의미가 남다른 것은 대회가 전국 단위여서만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는 비 장애 학생들도 함께 참가한 대회였으며 더욱이 정자 씨는 연필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막대기를 입에 물고 컴퓨터 자판을 누르는 불편을 겪으면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은 끈기와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서른 살이 넘도록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정자 씨는 몇 년 전부터 순회학급을 통해 그가 거주하고 있는 소망의 집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의 취미인 ‘시’를 맞춤법이 틀리지 않고 쓰기 위해서였다.

컴퓨터 자판을 입에 문 막대기로 눌러 쓴 시가 이제는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시집을 발간하는 그의 평소 꿈도 올해 안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정자 씨는 “지난 교육감 상에 이어 전국 단위에서 큰상을 받아 요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장애를 딛고 더 열심히 글을 쓰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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