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학교, 사회전체 지도 및 모범 보여야

컴퓨터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들, 길거리를 지나는 중고등학생들, 술집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청년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하는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쉽게 내뱉지만 정작 듣는 사람은 귀에 거슬리고 불쾌한. 
바로 ‘욕’이다.
“일부이지만 초등학생들은 보통 여러 명이 게임을 하면서 욕을 많이 한다. 주로 ‘죽여 XX’ 등 거침없이 큰 소리로 한다. 제지를 시켜보지만 그때뿐이고 소용이 없다. 주위 성인 손님들도 뭐라고 하지만 역시 소용이 없다”는 PC방 아르바이트생의 설명이다.
다른 한 군민은 “가끔 길에서 청소년들을 마주치는 경우가 있는데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다가도 욕을 자연스럽게 한다. 어떤 때는 주위 사람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일부러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민은 “술집에서도 욕을 많이 듣는다. 나이가 있는 중장년층도 있지만 주로 20대의 젊은 사람들이 많이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남녀 차이가 없다. 주위에 누가 있는지 신경 쓰지 않고 큰소리로 욕을 하면 상당히 언짢다”고 말했다.  
군내에서도 이 같은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잦은 욕설을 하는 성인들도 문제지만 특히 군내 청소년들에 대한 우려는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최근에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유는 단지 타인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자체가 ‘언어폭력’인 욕설이 물리적 폭력 등 2차 폭력을 가져올 수 있고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인터넷에서의 악의적이고 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기도 하는 욕설이나 악성 댓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군내에서도 욕설을 하는 청소년들이 줄고 있지는 않다고 사료되는바 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욕설을 배우는 것일까.
지난 2010년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의 표본 청소년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구를 통해서 배웠다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인터넷,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이다.
친구 중에서도 친한 친구보다는 주변 친구나 평소 말을 거칠게 하는 친구로부터 배운다는 학생이 많았으며 욕을 하는 이유로는 주변 친구들 중에서 욕을 하지 않는 친구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욕설도 ‘씨X, 병X, 미친X, 존X' 등으로 남해군내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욕설이다.
욕설 사용 빈도(습관적으로), 사용 시간대(친구들과 놀 때), 상대(친구) 등은 대도시나 농어촌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군은 대도시보다는 학생들 간에 인간적인 유대가 깊다고 볼 수 있지만 욕설이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했을 때에는 그 심각성의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군내 한 교사는 학생들이 욕설을 많이 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적만을 강요하는 교육정책, 일선 교사들이 학생들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없게 만드는 수요자(학생) 중심의 인권만을 강조한 교육 방침, 학업 스트레스와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경쟁적 사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대중매체 등이다.
그는 “대부분의 학교 폭력은 욕설로부터 시작된다. 폭력과 욕설은 자신은 물론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상대에 대한 비하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그 성격도 비슷하다. 욕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며 욕을 계속함으로써 마음도 긍정적으로 순화되지 않는다”며 “청소년들의 욕설 문제는 단기간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10여 년 전부터 누적돼 그 부작용이 학교 폭력, 악성 댓글 등으로 지금에서야 나타나고 있다. 성적만을 강요하며 윤리, 도덕 등의 수업을 축소시켜온 정부에서도 문제가 불거지니까 이제서야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은 인성교육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내버려두는 ‘방관’이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학교, 사회전반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학생들에게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도록 조금 더 노력해 지도하고 모범을 보여 나가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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