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었던 지난 15일, 한국교총 남해군지회장이며 현재 해양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김병련 교장을 만나봤다. 김병련 교장은 1974년 남해 대서초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하동군, 통영시, 진주시 등에서 30여년 교사생활을 했으며 2011년 3월 1일부터 해양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편집자 주>

 

▲과거와 현대의 스승의 날 풍경을 비교한다면

= 과거 교사시절 스승의 날에는 스승의 날 기념식도 있었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카네이션과 편지로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등 인정스러움과 사제지간의 정이 두터웠다. 당시에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자연스럽게 베어 나왔으나, 요즘에는 학교에 대한 불신감이 커진 이유때문인지 학교나 교사에게 요구 사항은 많으나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경우는 줄어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 한국 사회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임금과 스승, 아버지는 하나다’라는 말처럼 과거에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지만 오늘날은 스승의 개념이라기보다 직업인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교원 집단의 학교에 대한 불만이나 몇몇 교원들의 바르지 못한 행동이 마치 모든 교원들의 잘못된 모습인 냥 언론을 통해 이슈화됨으로써 묵묵히 사명감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참다운 교원들마저 매도당할 때는 참으로 안타깝다. 과거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교사에 대한 존경심도 예전 같지 않다. 학부모들의 학력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풍부해지고 자기중심적인 사고 및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짐에 따라 교원에 대한 폭행도 잦아지고 있다. 교단에는 위기가 오고 있으며, 교사가 되는 길이 과거보다 까다롭고 힘들어 유능한 인재들이 교단에 들어서지만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대우는 날로 떨어지고 있다.

▲군내 일선 교사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군내 초중공립학교의 경우 교사들이 승진을 할 수 있는 벽지학교, 교생 실습 대용학교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경력 교사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며 신규교사들이 많이 발령을 받는 신규교사 훈련소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남해군은 교직사회에서는 오지에 속하는 곳으로 타지에서의 접근성 및 출퇴근이 용이하지 않다. 남해군은 집세가 비쌀 뿐만 아니라 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으며 학교 사택 또한 수요에 미치는 못하는 실정이다. 그리고 매년 20% 이상 신규교사들이 남해로 발령을 받음으로써 그들의 학력향상이나 원만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관리자, 경력교사, 중견교사들이 멘토 역할을 하느라 고생을 하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교사들의 심정은

= 모든 선생님들이 참담한 심정일 것이다. 교육의 바탕은 건실한 가정교육에 있다고 본다. 아이들은 부모의 솔선수범과 사랑이 어우러져야 반듯하게 자란다. 가정의 붕괴, 가정의 위기 속에서는 학교폭력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문제를 전적으로 학교에 책임을 지우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본다. 또한 교권을 존중하고 교사의 사기를 높여주는 것도 시급하다. 한국교총에서는 이번 교육주간(5월14일~5월20일)을 맞아 학생생명 및 학교 살리기 범국민 운동의 일환으로 ‘행복한 학교, 따뜻한 교실’이라는 주제로 학교폭력근절주간을 설정 운영하고 있다. 선생님들에게 편모나 편부, 조손가정 등 결손가정이나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의 제자들에게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도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

▲끝으로

= 선생님들의 기(氣)를 살려야 교육이 바로 선다고 본다. 선생님들이 열정을 갖고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학부모님들이 선생님에 대한 강한 믿음 속에서 자녀들 교육을 맡기는 신뢰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소중한 교사의 권위를 되찾아주어야 할 것이다. 남해에는 남해인의 얼과 정신이 있다. 부지런함과 성실함, 인내심과 협동심, 집념과 교육열이 강하다. 남해인의 얼과 정신으로 선생님들의 사기를 높여주길 바란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사와 학생이 ‘인격적 만남의 관계’여야 한다. 자녀들 앞에서 학교의 흠이나 선생님들의 흉을 보는 일은 삼가주길 부탁드린다. 또한 자기 자녀만 바라보지 말고 또래의 자녀 친구들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자녀들이 이기심에서 벗어나 나눔과 배려의 참된 인품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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