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농민들이 피해 입지 않길 바란다”
지난 17일 진행된 보물섬독서학교 전남 장흥·보성 독서기행에서 남해여자중학교 3학년 유도연(사진 우), 박소연(사진 좌) 학생은 이청준 선생의 생가, 무덤 근처에서 그가 남긴 말 한마디를 가슴 깊이 새겼다.
이번 독서학교 가을 독서기행에서 유도연, 박소연 학생은 1965년 ‘사상계’ 신인문학상 작품 공모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등단해 ‘병신과 머저리’, ‘소문의 벽’ 등 심오한 작품을 남긴 이청준 선생의 생가를 비롯하여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펼쳐낸 조정래 선생의 육필 원고가 전시된 태백산맥문학관 등을 유심히 둘러보았다고 전했다.
소연 학생은 “태백산맥문학관에서 태백산맥을 집필한 지은이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며 “지은이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면서 태백산맥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이번 독서기행 소감을 밝혔다.
“우리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남긴 선생님들의 발자취를 보고 느껴보는 시간이라 의미가 깊었다”는 도연 학생은 “조정래 선생의 작품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분단의 이유를 깊이 있게 알게 돼 새로웠다”고 말했다.
특히 전남 장흥에서 이청준 선생의 생가, 무덤을 둘러보면서 지역, 그리고 지역민들을 사랑하는 선생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는 두 학생은 “이청준 선생님이 자신이 죽기 전 고향에 놓여질 자기 무덤으로 인해 후손들이 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축사를 없애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나 때문에 농민들이 피해 입지 않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전했다.
남해에 돌아오고서도 “이청준 선생이 살아 생전 남긴 말이 가슴이 깊이 박힌다”는 도연, 소연 학생은 “다음 기회에는 더 많은 친구들이 독서기행에 동행해 유명 문학작품 뒤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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