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유배문학관은 지난 2일 ‘제3회 김만중 문학상 시상식 및 문학제’를 열고 소설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를 탈고해 대상을 차지한 임종욱(51) 씨를 비롯해 각 시, 소설, 희곡 부문 수상자들에게 상패와 상금을 수여했다.
이번 김만중 문학상의 총 상금은 9500만 원으로 대상 수상자 5000만원, 각 부문 금상과 은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의 상금이 전달됐다.
분야별 수상작으로는 소설 부문은 양진영(55) 씨의 ‘올무’가 금상을, 김문주(64) 씨의 ‘거울 뒤의 남자’가 은상을 차지했으며, 시 부문은 금상에 이교상(50) 씨의 ‘시조로 읽는 구운몽’, 은상에 임경묵(42) 씨의 ‘매화초옥도에 들다’가 선정됐다.
또 희곡 부문 금상은 강석현(44) 씨의 ‘귀불귀-김시습과의 인터뷰’, 은상은 김영근 씨(48)의 ‘조선으로 베다’가 당선됐다.
시상식에서 임종욱 씨는 “서포 선생은 머나먼 남해까지 유배를 왔고 모든 희망이 없는 암울한 상태였다. 그런 암울함과 암흑 속에서 세상의 부조리나 잘못된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그런 절박한 마음이 좋은 작품을 나오게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남해에 내려와서 두 달째 살고 있는데, 살면서 그동안 못 느꼈던 많은 것들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 저도 남해에서 살면서 서포 선생처럼 절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쓰면서 서포 선생님과 김만중 문학상, 그리고 심사위원 여러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앞서 제3회 김만중 문학상 심사와 관련해 시(시조)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이처기 씨는 “소설부문 예심 통과작은 장편 3편, 중편 2편, 단편 1편으로 도합 여섯 편이었다. 여섯 편 중 수준이 미흡한 단편소설 한 편을 가장 먼저 논외로 삼고 나머지 다섯 편을 놓고 본심심사를 진행하였다. 장편소설 부문에 올라온 세 편의 심사대상 중에 가장 먼저 논외의 대상이 된 작품은 '진향(眞香)'이었다. 황진이의 전생이 수로부인이라는 가상의 설정으로 1인칭(수로부인)과 3인칭(황진이) 시점을 교번으로 사용하며 병렬식으로 구성한 소설이지만 전체적 내용이 설익고 산만한 편이라 소설적 수련이 더 필요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의견을 같이 하였다. 나머지 두 편의 장편소설'꽃밭에서'와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는 내용이 동일하게 서포 김만중의 남해 유배생활을 배경으로 삼은 것이라 심사위원들 간에 진지한 논의가 오갔다.'꽃밭에서'가 남해의 실체적 배경을 김만중과 결부시킨 작품인 반면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는 서포의 '구운몽','사씨남정기','서포만필'에서 추출된 재료를 극화한 것이었다. 동일한 배경을 다룬 것이지만 서포 작품의 근간에서 추출한 서사를 바탕으로 삼은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가 심사위원 대부분의 호감을 샀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이날 진행된 문학상 시상식·문학제에는 고전무용, 퓨전국악, 대북, 축시 및 수상시 낭송, 판소리, 통기타 가수 초청공연 등의 다채로운 문예한마당이 함께 진행됐으며, 시상식에 앞서 원로 문학평론가 임헌영 씨는 ‘김만중과 한국 현대문학’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유배문학관 전시로비에서는 개관 2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유배서화전(11월 1일~12월 25일)과 국화 전시회(11월 1일~6일) 등의 기획전시회가 열려 문예의 향기를 더욱 짙게 피어 올렸다.
또 1~3일 유배문학관을 무료로 개방하고 구운몽, 화전별곡, 사친시 등 목판인쇄 무료체험과 SMS모바일 즉흥시 백일장 등을 열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