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추진기획단 회의 소집, 실무 준비 돌입
‘축(祝)이냐 제(祭)냐’, 또 되살아난 ‘도돌이표’ 논란

(사진 1장-아까 찾아놓은 DB 사진 올리삼)▲지난 2010년 경남도의 이순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순국지인 남해에서 열린  충무공 이순신 운구행렬 재현행사가 오는 12월 ‘이순신순국제전’이란 이름으로 다시 열릴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010년 정현태 군수를 비롯한 군의원, 기관단체장들이 이순신 운구행렬 상여꾼으로 참여했던 당시의 모습.

임진왜란 발발로 조선의 명운이 풍전등화의 상황에 내몰린 시기,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가엾이 여기는 애국애민(愛國愛民) 사상의 표상(表象)으로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충신이자 해군 전략가인 이순신 장군이 오는 12월, 장군의 마지막 숨이 녹아든 관음포 앞바다에서 400여년이 지난 후손들에 의해 다시 추념될 예정이다.
남해군은 지난 2010년 첫 선을 보인 충무공 이순신 운구행렬 재현행사에 이어 오는 12월 15일과 16일, 양일간 남해관음포이충무공유적 및 노량 일원에서 이순신순국제전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12월 열릴 예정인 이순신순국제전은 남해군이 주최하고 남해문화원, 남해역사연구회, 노량해전승첩제전회, (사)남해충렬사 등 관내 역사문화단체들이 참여해 이충무공의 정신을 계승하고 이순신 장군의 순국지라는 남해군 고유의 역사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제전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군청회의실에서 지역내 역사·문화·언론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진기획단 회의에서 공개된 남해군의 이순신순국제전 행사개요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이충무공이 노량해전에서 순국할 당시 남긴 “전쟁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는 유명한 어록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제전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부터 노량 충렬사에 이르는 약 5.3km 구간의 운구행렬 재현과 약 30여종의 무대·공연, 체험·전시, 부대행사로 꾸려질 예정이다.
또 군은 이번 순국제전의 전략을 일반행사와는 구분된 역사문화행사로 제전 분위기를 갖추고, 축과 제를 구분해 이충무공 정신을 계승함과 동시에 향후 동북아 평화제 준비 및 전국 규모의 행사로 연결되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두기로 했다.
그러나 첫 추진기획단회의에서 참석위원 중 일부는 지난 노량해전승첩제 당시부터 이어져 온 논란인 ‘축제냐 제사냐’, ‘승첩이냐 순국이냐’하는 행사의 근본 성격을 둘러싼 케케묵은 논제(論題)를 다시 거론하고 나서 순국제전 추진 첫 걸음부터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추진과정에 난항을 예고했다.
이미 많은 군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과 같이 이 논란은 ‘노량’이라고 하는 제전 무대의 지역성을 바탕으로 ‘승첩’의 개념 중심의 ‘축(祝)’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반대된 주장은 타 지역에서도 수없이 열리고 있는 이충무공 관련 축제와의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는 ‘순국’의 개념을 중심으로 ‘제(祭)’의 행사 성격을 바탕에 두고 절제된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일부 축(祝)의 개념을 가미하자는 의견이 쟁점을 이루고 있다.
이날 행사의 명칭을 놓고 불거진 이같은 논란은 추진기획단 회의의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갑론을박한 끝에 참석한 기획위원 거수 표결로 ‘이순신순국제전’으로 결론지었으나 이에 대해서는 군 문화관광과에서 다시 내부 논의를 거쳐 명칭을 최종 확정짓는 것으로 잠정 합의됐다. 또 행사의 개최횟수를 명시하는 부분에서도 2010년에 이어 2회로 할 것인지, 기존 노량해전승첩제의 역사를 이어 12회로 할 것인지를 두고 추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지난 행사 당시 군과 관계기관 등 추진주체의 협의를 거쳐 일단락된 명칭과 행사개최횟수 명기와 관련된 논란은 끊임없는 ‘도돌이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 위원 중 다수는 타 지역 이순신 관련 축제와의 차별성 확보와 관련 예산 열세 등의 현실적 상황을 감안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순국성지’의 개념으로 장기적 축제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주장을 내놓았지만 ‘축(祝)’의 행사로 기존 승첩제의 취지를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순국을 중심으로 한다면 노량으로 올 생각도 하지말라”는 등의 말로 초강수를 두며 강한 반발감을 드러내고 있어 이에 대한 조율이 향후 실무추진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데 핵심적인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반복된 명칭과 행사개최횟수 명기에 대한 과거회귀형 논란으로 이날 회의의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가운데 이어진 회의에서는 전체의 흐름을 순국에 둔다는 전제로 매스미디어를 통한 효율적 홍보전략 수립과 행사 현장 취재지원체계 보강 및 확충,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양방향 홍보전략 마련 등의 제안이 이어졌다.
또 이번 순국제전의 메인프로그램인 운구행렬 재현행사 이후 무대행사 등의 부대 프로그램 선별적 집중과 참신한 기획의 부가, 육군 8962부대 2대대 장병 동원 등 관내 지원 가능한 유관기관 협조 체계 구축, 학술심포지엄과 연계해 이충무공 관련 소설을 집필한 작가들을 초청한 ‘작가와의 대화’ 등 부대 프로그램의 신규 도입 등 참신한 세부 제언이 이어지긴 했으나 충분한 논의로는 이어지지 못해 향후 총괄적 개념의 순국제전 추진위원회 구성 전까지 각론을 다듬는 세부 보완작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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