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내쫓긴 격, 차라리 빨리 뜨자" 반발
군-축구클럽 물밑대화도 진척안돼

  
 
  
남해축구클럽 학생들이 숙소로 이용했던 대한야구캠프. 
  
남해축구클럽과 대한야구캠프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수준에 이르고 있고 학교, 남해군, 축구클럽 간의 물밑대화도 진척되지 않는 분위기여서 축구클럽의 남해이주가 확실시되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대한야구캠프 2인용 숙소를 쓰던 남해축구클럽 학생들의 숙소가 지난 6일 저녁부터 서상 인근 한 횟집이 됐다. 

이와 관련 남해축구클럽의 한 고교생은 "6일 저녁 부산에서 열린 축구대회를 마치고 돌아가니 방은 문이 닫혀있었고 우리 짐이 클럽 내 중학생들이 쓰던 숙소로 옮겨져 있었다. 야구캠프 사무실에서는 거기서 같이 자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학부모는 "소식을 전해듣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그 날 저녁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인근 횟집으로 옮겨 지금껏 지냈다"고 밝혔다. 또한 "하도 황당해 야구캠프에 전화를 했더니 숙소비 절감을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전에 숙소를 옮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으며 숙소를 빌린 사람으로서 거기 동의한 적도 없다. 또한 야구캠프에서 아이들 짐을 함부로 손대서도 안됐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물론 이날 일이 생기기 전에도 야구캠프와 축구클럽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축구클럽의 향후 진로를 모색하자며 열린 지난 6월 27일 열린 학부모회의는 당시만 해도 이사장이던 한동주 대한야구캠프 사장에게 법적 등기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회권을 주지 않았고 이에 마음이 상한 한사장이 회의장을 떠났다. 한사장이 없는 상태에서 열린 회의는 남해이주를 결정했고 임시 새 이사장을 추대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대한야구캠프는 축구클럽 학생들에 대한 식사제공을 거부했다. 이후 새로 임시이사장이 된 학부모와 한동주사장은 서로 직접 대화를 한적이 없으며 단지 서로간에 "잘못은 상대에게 있다. 법정에 가서라도 분명히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지울 것"이라 호언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회의 이후 잠시였지만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 듯 했다. 일부 클럽 학부모들은 축구의 메카로 알려진 남해군을 쉽게 떠나고 싶지 않아 했다. 축구클럽의 남해체류 여부를 두고 학교, 축구클럽, 남해군 삼자간에 물밑 대화를 한다는 소식도 전해왔다.
 
그러나 축구클럽 관계자들에 따르면  숙소이주 사건 후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축구클럽의 한 학부모는 "대부분이 이럴 바에야 차라리 빨리 남해를 떠나자고 한다"고 말했다.  해성중의 한 관계자는 "클럽 학생 약 40명중  35명 정도가 전학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갔다"고 말했다. 클럽사정을 잘 아는 한 군민은 "축구클럽 학부모들은 요즘 조치원 현지사정을 보기위해 다니고 있다. 클럽이 남해에 머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군과의 물밑대화도 진척이 없다. 군 관계자는 "클럽관계자가 찾아온다고 말만 하고 오지 않는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축구클럽 관계자는 "남해군은 우리가 부탁한 것 중 어느 하나도 흔쾌히 받아들이기 힘들겠다 고 해 가볼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남해축구클럽 학생들의 남해이주는 코앞에 닥친 현실이 됐다. 군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비록 외지에서 온 학생들이지만 축구의 메카라는 남해에 와서 제대로 크지 못하고 다시 떠나가야 하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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