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설계확인못해, 예산상 불가피"
  
 
  
'그 많던 몽돌은 어디로 가고..."-몽돌이 대거 없어진 월포해수
욕장 모습.
 
  

남해군의 대표적인 몽돌해수욕장인 월포해수욕장에서 몽돌(잔자갈)이 없어져 근심을 낳고 있다.

지난해 태풍매미로 인한 수해복구 공사를 하면서 이곳의 몽돌을 주민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사용한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30일 월포해수욕장은 모래위 뒤덮인 몽돌로 유명했던 예전 풍광이 사라지고 있었다. 몽돌의 비중은 일부였고 고운 모래가 많아졌다. 주민들은 예전엔 인근 두곡해수욕장보다 몽돌이 많았는데 이젠 양이 훨씬 적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월포해변에서 몽돌이 사라지게 된 원인은 지난해 태풍매미로 훼손된 월포해변 호안 복구공사를 지난 5월부터 본격 실시하면서 시공업체가 해변에 있던 자갈을 공사에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 아울러 군의 용역을 받아 설계업체에서 내려준 설계도면에도 월포해변 몽돌을 공사에 100% 사용해도 되도록 해놓았다.

시공을 맡았던 O건설 관계자 역시 "새로 호안을 만들면서 파도로 인한 모래유실을 막으려고 경사를 만들고 인도를 조금 넓히는 과정에서 몽돌을 사용했다"면서 "그러나 주민들의 항의가 계속돼 몽돌사용을 가급적 자제했으며 현재 해변에 남아있는 몽돌 역시 다시 해변에 깔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역시 "원칙적으로 다른 곳의 몽돌을 쓰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월포마을 김성진이장은 "우리마을은 몽돌로 유명한 곳인데 시공업체가 우리 허락도 안받고 함부로 몽돌을 썼다. 중지요구도 몇차례 했지만 시공업체는 설계도면을 근거로 제시했다. 군 관계자들에도 몇차례 항의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면서 "지금 남아있는 몽돌을 다시 깐다고 하지만 이게 얼마나 되겠느냐"는 이야기를 전했다. 아울러 "과연 앞으로 우리마을을 몽돌해수욕장이라 말할 수 있겠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군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워낙 수해공사가 많아 설계도면을 일일이 챙기지 못한 점이 있고 예산사정상 외부의 돌을 가져오는 게 힘이 든 측면도 있다. 주민들의 허락을 안받고 몽돌을 쓴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월포주민들은 몽돌이 사라진 해변이 가져다 줄 효과도 걱정반 기대반의 심정이었다. 해변 근처의 한 주민은 "그동안 자갈이 태풍이나 급물살을 줄이는 역할을 했는데 이게 사라지면 어떻게 되나"라고 걱정했다. 김성진 이장은 "모래가 많아져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좋기야 할것이지만 갑자기 바뀐 자연환경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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