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광양제철소 때문에 남해군이 입는 피해

광양제철소 조성이후 모든 피해 보상받아야
근본대책은 ‘환경협약 체결’ ‘환경특별법 제정’

 
 
 
6월25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정준양 소장 일행이 남해군대책위원회 협상대표단과 협상을 하고 있다.
 

남해군민들은 지금 거대기업 포스코에 대해 극도의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
광양제철소가 독극물 폐수를 무단으로 광양만에 방류했던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기업’이 아니라 ‘소리 없이 광양만을 죽이는 기업’이라는 본질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남해군민들은 국가경제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기업이라고 생각해오던 포스코에 대한 호의를 접고 이제 남해군을 위해서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기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두 주체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 6월 25일 남해군민들이 실행키로 한 물리적 투쟁 선언 앞에 어쩔 수 없이 끌려나온 정준양 광양제철소장을 비롯한 포스코 간부들은 독극물 폐수 무단 방류사건 한 가지만 협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언행을 보여주었다. 포스코 간부들은 남해군민들의 적대감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직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광양만환경개선남해군대책위원회는 광양제철소를 없애든지 아니면 제철소 조성이후 남해군이 입은 모든 피해를 보상하고 ‘환경협약’체결과 ‘환경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유일한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외치고 있다.

독극물 폐수 방류 사건은 단순한 사실이자 포스코를 협상의 자리로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계기였을 뿐이지 남해군민들이 제기하려는 문제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 독극물 폐수 방류사건은 남해군민들이 제기하려는 문제의 만분의 1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포스코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한 결코 남해군민의 적대감을 해소할 수 없으며 이웃으로서 상생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포스코와 협상을 해나갈 남해군대책위 협상대표단 또한 이점을 분명히 알아야 하며 좁은 시야를 넓혀 크게 보고 인식을 새롭게 통일해야 한다.

그럼 남해군민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포스코에 제기하려는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광양만의 수질, 대기, 토양 등 각종 환경오염의 제 1 주범이 바로 광양제철소라는 사실이다. 광양제철소로 인한 광양만 환경의 악화가 곧장 남해군 경제의 몰락을 강제했다는 사실이다.

만약 광양제철소가 광양만에 들어서지 않았다면 시세가 급속하게 성장한 지금의 광양시는 기약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로 광양제철소가 광양만에 들어서지 않았다면 남해군의 경제력이 지금처럼 끊임없이 몰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족자원의 보고 섬진강 하구의 어족 산란지가 왜 사라졌는가? 광양제철소를 짓기 위한 공유수면 매립 때문이다.

그 뿐인가? 제강공정을 거친 철강석 슬래그 처리장으로 230만평의 남해어민들의 황금어장이 사라져 버렸다.

서상갯벌, 덕월갯벌, 평산갯벌이 왜 사라졌는가? 광양제철 원료부두에 접안할 원료·제품 운반선 항로를 만들기 위해 빨아올린 펄을 처리할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생산력이 매우 높았던 남해연안갯벌의 생산력을 급속히 잃게 만든 건 누구인가? 가동이후 지금까지 배출한 광양제철소의 방류수 중에 포함된 각종 오염물질이 쌓였기 때문이다.

씨프린스호와 금동호, 호남사파이어호, 최근의 정양호 등 남해군연안을 즉살시킨 대형선박기름유출사고는 왜 일어나는가? 광양제철소를 드나드는 선박들과 유조선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다와 갯벌에서 올릴 소득부분에 대한 몇 가지 예만 들어도 지난 30여년간 남해군민이 입은 경제적 손실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육상의 피해는 어떨까?

서면과 고현면 일대의 농작물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람을 타고 날아온 대기오염 물질은 망운산의 이끼를 사라지게 했을 정도이니 남해사람들의 건강에 끼친 해악 또한 얼마나 클 것이며 남해군 전역의 농·축·임·상업에 입힌 간접적인 피해 또한 얼마나 될 것인가?

정신적인 피해는 없을까?

독극물 폐수 배출 사실을 확인했을 때의 집단적 충격, 경제몰락에 따른 집단적 스트레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집단적 스트레스, 투쟁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집단적 스트레스, 이런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비용은 얼마나 될까? 불과 얼마 전 겪었던 나프타 유출사고 또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주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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