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민 방문의 날, 저렴하게 즐겨

뙤약볕아래 휴식공간 부족 아쉬워

 

 

지난 23일과 24일, 여수엑스포 ‘남해군민 방문의 날’을 맞은 서상항의 아침은 3천여 남해군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3만 3천원에 달하는 엑스포 입장권은 그 10%에 불과한 특별관람권(3천원)으로 대체됐으며 여객선 승선요금도 평소보다 30%정도 저렴한 1만 2천원에 불과했다.

‘지자체 방문의 날’은 박람회 개장 중반을 넘은 시점에서 여수 인근 지역민들이 더 많이 방문해 전시물과 문화공연을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기획됐으며 7월 17일 하동군을 시작으로 출발했다. 그 대상은 전남 21개 시·군(여수시 제외)과 광주광역시, 경남 남해군, 하동군 등으로 지자체당 평일 2일간, 3차에 나누어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남해군의 경우 당초 18일과 19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23일과 24일로 일정이 연기됐다.

미르호와 미남호에 오른 남해군민들은 흥이 났다. 배에서 연주되는 음악에 맞춰 마음껏 몸을 흔들었다. 배 삯과 입장권을 포함해 5만 1천원에 달하는 엑스포 관람 비용을 1만 5천원으로 해결했으니 흥이 날만도 했다.

미남호에 오른 한 군민은 “개막초기 박람회를 관람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고 인기전시관은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제대로 구경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남해군민 방문의 날’을 만들어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게 해주어 고맙고 기쁘다. 오늘은 전에 보지 못했던 전시관을 꼭 둘러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들뜬 기대감은 배에서 내리는 순간 괴로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섭씨 3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박람회장 게이트를 통과하기도 전에 땀이 비 오듯 쏟아지기 시작한 것.

게다가 박람회장 안은 전국에서 몰려든 관람객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어 이미 인기전시관 앞은 대기시간 2시간의 긴 줄이 형성돼 있었다.

뙤약볕아래 2시간을 대기한 끝에 인기관 중 하나인 삼성관을 둘러보고 나온 사람들은 벌써 지치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무렵 박람회장 내 벤치와 엑스포 홀 등 건물 안에는 지쳐 쓰러진 사람들이 속출했으며 오후 들어 햇볕이 더 뜨거워지자 박람회장 곳곳은 난민수용소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처음 박람회장을 방문했다는 한 군민은 “뜨거운 햇볕 아래 오랜 시간 대기하려니 너무 힘들다. 대기구간에 대형 선풍기를 설치해 장시간 대기하는 괴로움을 최소화하고 시원한 실내에 휴식공간을 조성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여름,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열린 박람회임에도 휴식공간과 대기관람객 배려가 부족했다는 세간의 혹평이 무색치 않은 순간이었다.

한편 한 여름의 뜨거운 열기에도 불구하고 남해군민 방문의 날은 엑스포관람객 유치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남해군 건설교통과 자료에 의하면 7월 1일부터 22일까지 최소 15명(17일)에서 최대 3460명(21일)에 그쳤던 서상항 이용객 수가 23일 5372명, 24일 4301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왕복 기준).

남해군 지자체관, 제가 있습니다

남해군 홍보대사 전문 도우미 이인하 씨

본지는 6월 8일자(1090호) 신문 1면을 통해 박람회장 남해군 지자체관이 제구실을 하지못하고 있다는 군민들의 지적을 기사화한 바 있다. 당시 남해군 홍보부스는 남해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도우미 한 명이 그저 부스만 지키고 있는 상황으로 관광객 3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남해군의 부실한 지자체관 운영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었다.

그로부터 40여일이 흐른 지난 23일, 남해군민 방문의 날을 맞아 지자체관을 찾은 기자의 눈에 당시의 부실한 지자체관 운영은 그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전문 도우미 이인하 씨는 부스를 찾는 손님들에게 남해군의 특산물과 유명관광지, 서상항 뱃길 등 남해군에 대해 부족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다.

서울 출신인 이인하 씨는 남해군청이 제공한 자료를 꼼꼼히 공부해 최소한 부스에 꾸며진 홍보물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는 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남해군 부스를 찾은 한 관광객은 “타 지자체관 도우미들은 가만히 앉아서 스탬프를 찍어주는 것 외에는 별로 하는 일이 없는데 남해군 도우미는 자세한 설명을 해주어 아주 인상 깊었다”며 만족해했다.

이인하 씨 역시 자신의 설명에 흡족해 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보며 힘들지만 보람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하루종일 선채로 관람객들에게 남해군에 대해 설명하는 일이 힘들기는 하지만 관람객들의 칭찬에 힘을 얻는다”며 “혹시 남해사람이냐고 묻는 관람객들을 보며 내가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고 있다는 자부심 또한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남해군 지자체관에는 이인하 씨 외에도 한 명의 도우미가 더 있었으나 격무로 인한 건강악화로 23일 남해군 부스를 떠났으며 문화사랑회 해설사 한 명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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