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삼동면 화천마을 김군태 씨

“저는 남해출신도 아니고 변변한 연고조차 없지만 귀농의 꿈을 안고 남해를 찾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남해에 왔습니다. 외부 전입자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남해군, 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남해군, 모든 사람이 행복한 남해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삼동면 화천마을에 사는 김군태 씨(사진)는 오늘도 무더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여러 가지 작물 모종을 돌보는 일에 열중한다.

홀로 하는 작업에 때로 힘들고 고단하지만 내가 가진 기술이 다른 사람의 안정된 남해정착을 돕고 또한 기존 남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그는 모든 것을 견뎌낸다.

진주출신인 김군태 씨는 진주와 김해에서 평생을 살다가 지난해 10월 남해로 이주했다. 남해군에 별다른 인연의 끈이 없는 그가 남해에서 살 결심을 하게 된 사연은 뭘까?

김 씨는 김해에서 30년간 화훼사업에 종사했다. 오랜 기간 농사를 지으면서 농촌진흥청 육종교육, 김해작목반 교육 등 농사 관련 교육을 여러 차례 받아 농사, 특히 꽃에 관해서는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갖추게 됐다.

그런 김군태 씨를 수십 년 간 지켜본 눈이 남해에 있었다. 바다로교회(지족리 소재) 이학재 목사가 바로 그다. 이 목사는 김 씨의 농사지식이 남해에 정착하고자하는 귀농인들에게 귀히 쓰일 것이라 판단하고 수 차례 그를 남해로 불러들인다.

이 목사의 거듭된 권유에 마침내 김군태 씨는 김해에 있던 모든 생활기반을 정리하고 남해행을 택한다. 그러나 몇 년의 망설임 끝에 시작된 남해생활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남해에 왔으니까 일단 이웃과 친해져야겠는데 외지에서 온 사람을 얼른 받아들여 주지 않더군요.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는 생각에 주민들에게 내가 먼저 찾아가고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요즘 들어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분들이 좀 생겼어요.”

김군태 씨의 경우 외에도 남해에 살러 왔다가 특유의 배타성으로 인해 상처 받는 전입자들이 상당히 많다. 그 중 상당수는 이른바 ‘텃세’를 견디지 못하고 도로 이사짐을 꾸려 떠나기도 한다. 나날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남해군의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오는 이들이 즐거운, 따뜻한 남해를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김군태 씨의 이야기로 되돌아가자. 지금 그는 부산, 울산 등에서 남해로 이주한 몇몇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자신의 농사법을 전수하는 한편 어떻게 하면 남해 농업인들이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까 끊임없이 궁리한다.

이에 남해군이 주력하고 있는 마늘 이상의 소득을 올려줄 작물 몇 가지를 시범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아직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의 작은 비닐하우스에서는 부농 남해의 꿈을 담은 몇 가지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또한 효소농법에 사용하기 위해 보리와 칡 등을 이용한 효소도 만들어 뒀다.

김 씨는 이 작물들이 열매를 맺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고소득을 안기는 효자상품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군태 씨에게는 따뜻한 남해, 부자남해 외에 몇 가지 현실적인 바람이 있다.

먼저 농업에 뜻을 두고 남해로 전입한 사람들과 만남을 위해 남해군의 협조가 절실하다. 하우스에서 하루를 보내는 그로서는 누가 어디로 전입하는지 어떻게 만나야하는지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그가 급하게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수확한 작물을 냉장 보관할 냉장고다. 키우고 있는 작물들이 성장해 열매를 맺게 되면 냉장상태로 유통이 돼야하는데 냉장고를 구매할 재원마련이 쉽지 않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군태 씨는 농사를 짓고자 하는 전입자들에게 초대의 말을 남겼다. “고소득작물을 통해 돈 버는 시골이 돼야 젊은이들이 찾고 이로 인해 남해군이 젊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함께 일하며 젊고 잘 사는 남해를 만들어 갈 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에 김군태 씨가 밝힌 고소득작물이 뭔지 궁금한 군민이나 농사에 관심 있는 귀농자는 삼동면 삼화마을에 위치한 그의 비닐하우스(김군태 씨의 거주지는 화천마을, 비닐하우스는 삼화마을에 있다)를 방문해 보시기를 강력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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