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예산 탓’, 말뿐인 대책, 반복되는 불편에 비난여론 ‘봇물’

보물섬 남해를 대표하는 주요관광지 인근이 극심한 교통 체증과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남해를 찾은 관광객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의 비난 여론이 급증하고 있다.

장평소류지와 군내 벚꽃, 유채 군락지 등 매년 수많은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군내 관광객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군내 주요 관광지 인근은 지난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만성적 교통체증,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교통대란’ 수준의 홍역을 매년 반복해 앓고 있다.

▲ 지난 주말 만성적 교통체증으로 관광객들의 불만이 폭주한 가천다랭이마을, 가천다랭이마을을 다녀간 한 블로거의 글에서도 봄 행락철 이 일대의 만성적 교통체증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실제 지난 14일 가천다랭이마을 인근 도로는 밀려든 차량들로 인해 도로가 주차장이 되다시피 하는 북새통을 이뤘고 차량교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자 수 십 여대의 차량이 일제히 후진해 겨우 통행로를 확보하는 등 웃지 못할 진풍경이 여러 차례 빚어지기도 했다. 또 최근 이 마을 인근 설흘산 등산객 등 단체 관광객 증가로 대형버스 통행량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여전히 좁은 노폭과 부족한 주차공간 등으로 교통 통제 경찰관은 물론이고 인근 마을 주민들도 대중교통 연착 등의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남해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서내 가용인원 전원을 투입해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해도 주말이면 밀려드는 차량을 감당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한 뒤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보다는 교통체증에 시달린 관광객들의 욕설을 듣는게 가장 힘들다. 주차장 확보, 도로 확포장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은 놔두고라도 관광객 급증시 인근 휴유지를 활용한 임시주차장 설치 등 임시방편이라도 마련돼야지 이러다 지역 관광이미지마저 훼손될까 우려스럽다”며 고충 토로와 함께 우려를 전했다.

지난 14일 가천다랭이마을 인근에서 만난 김정환 씨(광양, 36세)는 “벚꽃도 볼 겸해서 남해를 찾았다 관광지 한 두 곳을 둘러보는데 교통체증과 주차공간 부족으로 불편을 겪는 일이 매년 반복된다”며 “주변 지인들도 남해를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불편을 겪고 나면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들지 모르겠다”며 남해군 관광지 주변 주차장 확보 등 개선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지난 3월말 남해경찰서와 남해군 유관부서 관계자가 모여 ‘군내 관광지 교통관리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갖는 등 관련 대책이 논의됐지만 이후 실질적인 대책 추진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 매년 근본적인 대책으로 거론되는 임시·상설 주차장 확보와 도로 확포장은 올해도 예산 탓에 장기과제로 분류됐고 유휴지 활용 등 임시 대책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내달 열리는 마늘축제와 여수엑스포로 인한 관광객 증가, 이후 여름 피서철까지도 이같은 교통 불편은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것이 지역주민을 비롯한 대다수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남해군 관계자는 “현재 지난 관계기관 대책회의시 논의된 사항을 중심으로 관련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말한 뒤 “가천다랭이마을 인근은 우선 도로옆 배수로 복개, 도로변 유휴지 활용 등으로 주차공간 추가확보, 교통통제인력 추가 배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상설주차장 추가 확보는 예산이 수반되는 상황이라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반복돼 온 지적과 관광객들의 불만, 군의 대책 마련 촉구에도 불구하고 매년 ‘예산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는 남해군. 남해군 통계연보상 2007년 군내 방문객 수는 약 335만명, 2010년에는 462만명으로 약 127만여명이 늘었다. 이중 가천다랭이마을 인근 설흘산의 방문객 수를 보면 같은 기간 10만 8199명에서 11만 2679명으로 늘었고 인근 두곡-월포, 사촌해수욕장의 방문객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인다. 또 군내 유입관광객들의 주요 관광패턴을 살펴보더라도 남면 일원의 관광지는 필수 코스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추세가 이런데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같은 자료에 따르면 남면지역 주차장 면수는 2007년 10개소 489면에서 2010년 13개소 492면으로 고작 3면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같은 고질적이고 반복적인 교통불편의 원인을 매년 ‘예산 부족’ 탓으로 돌리는 남해군, 그러나 정작 ‘예산보다는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역민들의 비아냥 섞인 비난 여론이 매 주말 늘어나는 차량 만큼이나 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남해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것은 남해군이나 지역주민 모두에게 반가운 일이지만 손님을 맞이하는 우리 지역의 준비는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상투적인 장단기 계획 수립과 추진에 앞서 자성과 근본적인 대책마련의 의지부터 피력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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