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관심 속에 진행되었던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전국적인 결과는 전체 300석 가운데 152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확보로 여러 언론과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집었다.
그 어느 때보다 논란이 많았던 이번 선거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자만하지 말고 그간의 실책과 국민들의 질타에 더욱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며, 야권은 수도권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승리하지 못한 이유를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 입장에서는 영남권의 지역주의를 탓하는 분위기가 있겠지만, 문재인 후보를 필두로 한 낙동강벨트 바람, 김두관 도지사의 민주통합당 입당을 비롯한 여러 선거구에서 야권연대를 성사시키고 바람을 일으켰음에도 영남권에서 실질적 야권 당선자가 3명밖에 나오지 않은 것은 스스로를 심각하게 돌아보아야 할 대목이다.
남해?하동?사천 선거구의 결과 역시 여러 면에서 반성하고 짚어보아야 할 문제들이 있다.
여상규 후보는 나머지 세 후보의 득표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50.3%의 표를 얻어 당선되었다. 강기갑 후보는 원래 지역구인 사천에서 조차 28.4% 득표에 그쳐, 무소속인 이방호 후보의 44.8% 득표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면서 선거 결과에서 3위에 머물고 말았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단순히 지역주의 운운하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진보진영이라 할 세력들은 강 후보가 현역 국회의원이면서도 지역에서 민심을 얻지 못한 이유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정책을 심의?의결하는 본연의 임무가 있지만 결국 지역민들의 손에 의해 선출된다는 점에서 지역대표의 임무를 겸하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다가가서 민의를 살피고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 지역발전의 방안을 모색하고 함께 노력하는 것은 단순히 당선을 위한 제스처가 아니라 국회의원의 임무 가운데 하나다.
이런 점에서 소위 진보진영의 이상주의적 구호 위주의 활동은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였으며, 그 결과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났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한미FTA를 비롯한 여러 국가 현안에 대해 그들의 생각을 알리고 투쟁하는 것을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구호가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지역민과 밀접한 생활의 문제, 지역발전 대안들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 통합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새누리당 역시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민의의 대변자,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했는지 진지한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구에서 줄곧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배출해왔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는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늘 새누리당이 되더라는 인식에 안주하여 지역발전의 근원적인 문제를 파고들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느냐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단순히 정부예산을 많이 따오는데 그 역할을 한정할 것이 아니라 산재해 있는 지역발전 과제 특히 기업?관광산업 유치 등과 같은 일반인이 하기 힘든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
재임에 성공한 여상규 의원은 새로 탄생한 남해?하동?사천 지역의 발전 현안과 대안을 면밀히 모색하여 어느 국회의원 보다 확실한 성과를 남기기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또한가지 여 의원의 중요한 임무는 통합된 선거구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인구증대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농어촌선거구 유지의 당위성이 전국적인 호응을 얻은 시점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반드시 회복시켜야 한다. 농어촌선거구 유지의 필연성은 물론 서울의 두 배가 넘는 면적의 3개 행정구인 지역구를 국회의원 한 사람이 현안을 챙기고 관리에 벅찬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19대 국회 기간 동안에는 여기 저기로 흩어진 남해?하동?사천 지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내는 화해와 통합의 역할 또한 중요한 일이다. 각 지역의 이해관계가 다를지언정 서로 반목하고 갈라지는 일이 없도록 중재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 줄 것을 당부한다.
다시 4년의 의정활동을 맡긴 지역민들은 여 의원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 지역을 위해 발로 뛰는 헌신적인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 재임을 축하하면서 여 의원에게 더욱 무겁게 지워진 짐이 힘들더라도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나아가길 기원한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