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채용을 먼저 축하한다. 불편하지만 먼저 짚어야 할 질문부터. 채용결과를 놓고 정치적 평가들이 적잖게 쏟아진다. 어떻게 생각하나
= 축하받을 일인지 모르겠다. 정치적 비판에 대해서는 각오했던 일이다. 소장직 지원을 결정하기까지 두 가지를 고민했다. 정치적 상황과 학술적인 측면에서의 고민이다. 지원 전까지 지인들과 상의한 결과 그간 공직에서의 업무 성과, 농정경험, 마늘연구소의 초석이 됐던 중앙공모사업 유치까지 실무 추진경험 등 남해마늘산업의 발전을 위한 소신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변 지인들의 권유에 힘을 얻었다. 또 인근 하동·산청 등 지자체 연구소가 학계출신 연구소장에서 실무형 연구소장 채용으로 전환한 점도 결정에 큰 동기가 됐다. 일각의 정치적 비판에 대해서는 거듭 주장을 제기하는 분들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소신과 원칙, 이에 따른 명분으로 극복가능하리라 판단된다. 분명한 것은 연구소장은 정치적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논란은 접고 연구소장 내정자로의 역할에 초점 맞춰보자. 신임소장으로 당장 올 상반기에 종료되는 정부지원자금의 공백을 메꿔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 당초 마늘연구소의 공식명칭은 마늘산업자원연구소였다. 마늘연구소라는 명칭은 인근 주산단지에서도 많이 쓰고 있는 표현이다. 원래 중앙부처 사업공모시 남해마늘연구소의 설립취지는 마늘 재배 및 종구개발 등 영농기법 연구가 아니다. 당초 이름 그대로 마늘을 이용한 항암·치매 치료 등 고부가가치상품 개발 등을 통한 산업화가 목표다. 취임 후 의견을 수렴해 조례개정을 통해서라도 연구소 명칭의 정체성 확립은 필요해 보인다. 상품 개발 및 판매로 인한 고수익 창출은 연구 특성과 조직특성상 힘든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도 차원의 식품공학분야 연구 공모사업 수주에 공직에서 쌓은 경험·경륜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대안모색에 나설 생각이다. 덧붙이자면 안정적인 지자체 연구소 운영 방안에 대해 하동·산청 등 인근 서부경남내 지자체 특성화 연구소를 도 산하 연구소로 전환시켜 직접 지원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도 검토해 지속가능한 연구와 경영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방법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한중FTA, 한일FTA로 정부의 마늘분야 보호 및 육성의지가 단연 향후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춘 맞춤형 마늘발전전략을 수립해 정부를 공략한다면 중앙지원을 끌어내는데도 분명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관료 출신이다보니 연구성과의 질적향상에 대한 기대에서는 다소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 공항서비스 평가부문에서 6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인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의 글에 보면 “실패하면서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연구소 운영도 이같은 맥락으로 본다. 외부, 특히 행정문화에 뿌리를 둔 가시적 성과에 따른 기대심리도 있지만 연구 자체의 투자가치적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 연구란 실패하면 버리고 또 도전하는 것 자체로도 유의미한 일이다. 다만 군민의 실익과 군내 마늘관련 기업의 이익, 마늘산업화 기여도 등을 감안한 수익기반형 연구 방향은 설정돼야 한다. 더불어 마늘뿐 아니라 지역내 시금치, 유자 등 지역 특산물과 결합된 융합연구과제 수행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것에 연구 성과의 목표를 맞추고 소신있는 운영정책을 펼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 말이 조심스러운 시점에서의 인터뷰다. 일각에서는 연구소장을 시작으로 정치적 보폭을 넓히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언했듯이 극복하고 탈피해야 할 과제다. 연구소장에 지원한 내 나름의 소신과 원칙을 직무를 통해 입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 ‘정치꾼’으로서의 행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많은 분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소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정리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