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남해농협과 남해시장의 충돌로 인한 지역사회 논란 가중, 또 힐튼 남해 골프앤스파리조트의  농약다량사용으로 인한 광양만권남해군어업피해대책위(광대위)와 남해환경센터의 대응 움직임, 어업피해를 주장하는 인근 어촌계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지난해 연말의 시장과 농협의 상황, 2009년 오수방류사건 발생 당시 힐튼과 지역주민간의 힘겨운 마찰을 극복하는 과정들이 오버랩 되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옛 것을 익히고 그것으로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안다’는 이 사자성어의 뜻은 요즘 초등학생들도 알 만한 정도의 익숙한 것이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논란에서 우리 지역사회의 주체들이 과연 이 익숙하고 쉬운 사자성어 속의 의미조차 까맣게 잊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을 더한다.
특히나 농약다량사용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으로 군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을 해소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식의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힐튼의 모습과 “두드려도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면서도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광대위를 비롯한 남해환경센터, 인근 7개마을 어촌계의 모습을 보면 2009년 당시가 그대로 떠오르게 한다.
먼저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자면 사실 현재 도출된 각종 결과만을 놓고 볼 때 어민들이나 광대위, 남해환경센터의 주장이 힐튼 골프장의 벽을 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히 해둬야 할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유치된 지역 업체를 지역 주민들이 성가시게 굴거나 괴롭히는 것이 아닌 함께 공존 공생하며 합리적이고 공개된 채널을 통해 주변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피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저감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공동으로 취해보자는 것이다.
힐튼 측에 문제를 제기하는 측도 이 점에 대해서는 거듭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제기되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는 지역 여론에 대해 ‘보상병’ 이라는 언짢은 표현으로 평가절하하고 이는 때로 이같은 기업으로부터 “이 동네 사람들은 몇 푼의 돈만 쥐어주면 금새 조용해진다”는 일종의 비아냥 섞인 ‘조롱’으로 되돌아 온 사례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을 두둔하자는 것도 문제를 제기하는 주민들을 지지하자는 것도 아닌 현재의 문제에 대해 우리 후손들이 받을 피해에 대해 책임있는 선배, 지역의 어른으로서 건강하고 건전한 토양을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사명감이 가장 우선해야 한다는 제안을 드린다.
또 남해시장과 남해농협간의 마찰 속에서도 군민이기 이전에 소비자로서 우려되는 점에 함께 공통선을 모색하고 서로 입으로 주창하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아닌 지역 주민의 소비 형태를 다시 귀향시킬 수 있는 논의에 양측은 물론 남해군의 고민이 이어지기를 당부한다.
사실 달갑지 않은 비판을 누가 듣고 싶겠는가. 지역내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도 현재 남해의 유통구조가 정상적이라고 말하는 이는 드물다. 사실 본지가 지난해말 이같은 논란이 일었을 당시 남해의 유통구조 전반에 대한 공개를 각 유통 주체들에게 요구하고 나서자 각자 당초 주장하고 관철시키고자 했던 주장들을 슬그머니 빼놓은 예가 있었다. 그 예를 보면서 자신의 십 원을 위해 더 큰 만원이 흘러가는 구조를 그냥 방관하는 유통업계의 모습을 보면서 사천·삼천포로 순천으로 쇼핑원정을 나가는 이들을 탓할 수는 없는 뼈아픈 현실을 목도할 수 있었다.
거듭 지난해 말 당시 본지의 주장을 되새겨본다. 다시 재현된 이 갈등은 어느 것 하나 달라진 것 없이 군민, 더 엄연히 소비자를 두고 벌인 사업권 및 생존권 주장이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주창했던 시장, 지역 특산물 특화전략을 추진해 온 농협. 양측 모두 각자 일례에서건 전체적인 측면에서건 관광객의 지갑을 열기 위한 고민이 지금 이 논란에 있는가 자문해 보길 바란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한정된 지역경제 규모, 침체되는 소비경기, 줄어가는 소비인구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덧붙이며 온고지신의 묘를 함께 모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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