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시금치 수확 개시와 더불어 대형유통 판로 개척 등의 기분 좋은 소식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어왔던 시금치 관련 뉴스가 올해는 습해 피해 확산 우려로 다소 침체된 분위기에 놓여 있다는 소식이다.
한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습해 피해의 원인은 10월 하순 가을장마라 불릴 정도의 잦은 비가 1차적인 원인이지만 군내 시금치 경작지의 배수로 협소와 특이한 이랑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이같은 분석에 한 가지만 더하자면 그간 우리지역 재배농가가 매년 이 시기 걱정해 왔던 갈수기, 가뭄대처능력은 관수설비 설치 등으로 나름의 노하우를 길러왔지만 반대의 상황을 예견치 못한 농가의 영농경험 부족도 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9년 군내 시금치 시장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판로 개척과 소비자 신인도 차원에서 한 단계 성숙될 수 있었던 것은 군내 재배농가와 대형판로 확보를 위한 관계자들의 노고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당시 신안섬초의 습해 피해로 인한 작황부진의 반사효과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우리가 신안섬초의 부진과 우리의 상대적 반사이익에 도취해 타산지석, 반면교사의 사례로 분석하고 대비하고자 했던 당시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지금 시금치 습해 상황을 보면서 자성과 반추의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다행히 이번 습해 피해로 인해 가장 우려했던 유통시장에서의 안정적 공급 차질이 있지는 않을까 했던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이 우세한 듯 하다.
그러나 올해의 습해 피해는 단순히 현재의 확산 방지와 재배농가의 영농 경험 축적, 습해에 대비한 재배교육 프로그램의 보완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철저한 피해현황 조사와 사례 분석으로 시금치 재배교육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향후 재발시 안정적 유통공급 물량 추산의 기본 정보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후속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실수가 실패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수를 그냥 인정하고 넘어가는 순간 실수는 실패로 이어진다. 반면 실수의 원인을 분석하면 성공의 바탕이 된다. 시금치 습해 피해 소식이 오늘 우리가 한 실수라면 성공의 바탕으로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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