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5일 치러지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30년 공직생활을
정리하는 장인태 향우.                                                         
   
 

2002년 7월 15일 경남행정부지사로 부임했던 삼동면 전도마을 출신 장인태(54) 향우가 6월 5일 치러질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3일 공직을 사퇴했다. 명예퇴임 형식으로 열린 장 부지사의 퇴임식은 조촐하게 치러졌다.

장 부지사는 의례적으로 퇴임식에 참여해오던 도내 부시장·부군수들도 초청하지 않았다. 도청 공무원들도 짬을 낼 수 있는 사람만 참석하라고 당부했다. 장 부지사가 어떤 사람인지 일면을 보여준 퇴임식이었다.

본지는 언론을 통해 장부지사가 곧 퇴임할 것이라고 알려진 지난달 28일 도청을 찾아가 장 부지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의 퇴임소감을 들어본다.<편집자주>



‘부지사 2년, 30년 공직경험’더 크게 펴고파
보선 도지사 현 프로젝트 마무리할 사람 필요 
“남해사람 자긍심 한시도 잊은 적 없어”


▲언론에는 오늘(4월28일) 퇴임하는 것으로도 보도됐다. 언제 퇴임하나.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 공천신청이 오늘까지로 알려져 당초 오늘 퇴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나 외에 공천신청자가 없어 다소 여유가 생겼다. 5월 2일 도민체전 개막식이 예정돼 있어 이것만은 치르고 퇴임해야 한다는 도청내 간부들의 의견을 감안해 5월 3일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언제 어떻게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나.

=고등학교 때 선친이 새마을지도자를 하는 것을 보면서 공직을 흠모했다. 75년 제16회 행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했고, 진양군청 수습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공무원이 됨으로써 고등학교 때의 꿈을 이룬 것이다.

▲장 부지사에 대해 남해군민들이 아직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자신을 직접 소개한다면.

=선친은 인동장씨 함자는 연자 경이다. 고향마을에 모친이 살아 계신다. 올해 일흔 넷이다. 지족초, 남해중, 진주고,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시라큐스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성균관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남해에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은 나를 그냥 평범한 친구로 생각할 것이다. 처는 하동출신이며 이름은 김연희(51)이다. 큰아들이 23살, 작은 아들이 19살이다.

▲안정된 임기를 남겨두고 결심을 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임명직 공무원으로서는 오를 수 있는 곳까지 올랐다. 공직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길도 있지만 새로운 삶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6월 5일 있을 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할 결심을 굳힌 것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에 남해신문에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김혁규 전 지사가 사퇴를 하는 바람에 지난해 12월부터 권한대행을 맡았다. 도정의 최고책임자가 되어 도정을 수행하면서 보좌역할인 부지사일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책임을 절실하게 느꼈다. 언론도 걱정했던 것과 달리 권한대행으로서 무난히 도정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도지사는 정치의 영역이 아니라 도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도민의 삶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책임지는 행정의 영역이다. 특히 남은 2년 임기는 우리도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민소득 2만불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이미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는 도정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치형 도지사가 도정을 맡게 된다면 경험적으로 보아 이미 가고 있는 도정 프로젝트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남은 보궐 임기 2년은 전임 도지사가 도민들에게 약속한 도정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정의 연속성을 생각해볼 때 피할 일이 아니며 내가 결심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했다.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을 가능성은.

=그동안 여러 사람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거의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당의 공식 결정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금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후보가 된다면 어떤 정책을 강조할 것인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금 필요한 사람은 도정의 연속성을 지켜갈 수 있는 행정전문가라는 것을 도민들에게 말씀드리겠다. 굳이 말하라고 한다면 지금 가고 있는 도민소득 2만불시대 도정 프로젝트를 잘 추진되도록 하는 것에 덧붙여 장애인이나 노인, 청소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세심하게 보살필 수 있도록 사회복지분야와 농어촌지역의 문화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하고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꼭 실천하고 싶고,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싶다.

▲미디어중심의 선거에서 정책토론회가 중요한데.

=정치인들보다 언변은 못하겠지만 진실 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0년 공직경험과 권한대행을 수행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진솔하게 도민들에게 말하겠다.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도지사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와는 다르다. 지역주의는 사실상 많이 엷어졌다. 지금은 정치인형 도지사보다는 도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전문행정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도민들이 헤아릴 것으로 믿는다.

▲장 향우에게 고향의 의미는?

=태어나고 자란 추억을 온전히 가지고 있다. 어머니가 계신 곳이며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이다. 남해인은 특유의 근면함과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 나도 그런 남해인의 기질을 온전히 가지고 있다. 그것이 나를 오늘까지 있게 했다. 남해인이라는 자긍심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집이 고향에 있다.

▲남해신문이 곧 창간14돌 기념일을 맞이한다. 축하의 말을 한 마디 부탁하자면.

=나도 오랜 애독자이다. 빠뜨리지 않고 읽는다. 남해신문은 다른 지역신문에서는 보기 힘든 품격이 있다. 내 고향에서 만든 신문이 품격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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