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사내 암자인 백련암에 거처하시는
소황스님은 본지 14년 애독자이다.
              
  


가정의 달, 문화의 달 속에 본지 창간기념일인 5월 10일도 있다. 14년 동안 한 주도 쉬지 않고 본지를 애독해온 독자들은 줄잡아 1만명 가까이 된다. 그 중에서 창간14주년 기념 특집호에 소개할 애독자로 용문사 사내 암자 백련암에 계시는 ‘양소황’ 큰스님을 뵙기로 했다. 기자는 달포 전에 용문사 소장문화재에 관한 취재를 하면서 소황 스님을 뵙게 됐다. 그 때 소황 스님은 “바쁠 때는 제목만 훑어보고 지나간 적은 있지만, 본지 창간호부터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본지를 애독했다”고 했다. 14년 애독자인 소황 큰스님은 남해신문에 대해 어떤 충고를 할까 궁금했다.<편집자주>

창간호부터 애독, 집배원에게 감사

올해 일흔 여섯인 양소황 스님의 속가는 남면 오리마을이다. 열 여섯에 해인사로 출가해 조계종 초대 종정인 설석우 큰스님 문중으로 들어갔다. 은사 석우 스님이 양산 천성산 내원사에서 수도할 적에 계를 받았다.
소황 스님은 스물 여덟이던 62년에 용문사 주지로 임명받아 남해로 오게 된다. 66년부터는 보리암 주지로 85년까지 20년간 재직했고, 86년 보리암에서 내려온 뒤 백련암을 수행도량으로 정하고 나서는 다른 데에 자신을 말해야 할 때 ‘호구산인’이라고 말할 만큼 한 번도 이 도량을 비우지 않았다. 지금은 산사에 찾아드는 손님을 조용히 맞이하기만 할 뿐인 소황 스님은 용문사와 그 사내 암자, 그리고 보리암의 세세한 불사의 역사까지 훤히 꿰뚫고 있는 산증인이다.

▲남해신문이 창간 14주년을 맞이합니다. 덕담부터 한 마디 부탁합니다.

=산사에 앉아서도 지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속세의 사람들은 무슨 고민을 하고 살아가는지 알 수 있게 해주어서 참 고마울 따름이죠. 남해사람 중에 누가 어느 자리로 옮겼다더라하는 소식은 남해신문이 아니면 그렇게 빨리 알 수가 없겠지요. 그런 점에서 산사에 앉아 있는 노승도 남해신문을 기다리는데 일반 군민들이야 저보다 훨씬 더 그런 바람이 크겠죠. 아무튼 지난 14년 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소식을 전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소식 전해줄 것이라 믿고 무궁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백련암은 수행스님들이 꼭 거쳐가는 암자이다. 요사채에 앉아계시는 소황스님.
 
▲남해신문을 14년 동안 보아오면서 이런 점은 고쳐야 되겠다는 쓴 소리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요즘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편향성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남해신문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지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사의 노승이 그런 문제까지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어쨌든 그런 지적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세요. 쓴 소리를 겸허하게 들을 수 있는 마음자세가 중요하지요. 그런 자세만 잃지 않는다면 그런 비판에서 자유스러울 때가 올 것입니다. 골프장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부족함은 저희 스스로 느끼고 있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독자들에게 좀더 시간을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남해신문이 이런 말을 하더라면서 독자들이 남해신문의 내용을 인용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가 있는 신문이 되세요. ‘이천하지심 관천하지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성의 마음으로 천하의 일을 보라’는 뜻입니다. 민심을 토대로 해서 정치를 하면 안 될 것이 없죠. 신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다수 서민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면 남해신문이 군민들에게 더욱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끝으로 애독자로서 남해신문에 바랄게 있다면.

=법구경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남의 허물만 보지말고 내 자신이 지은 허물만을 보라’ 이 성인의 말씀은 ‘그 사람의 처지에서 보라’는 것이지요. 그 사람의 처지에서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이 왜 잘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자존심을 세우지 말고 오늘 당장 남해신문이 지은 업을 풀어버리세요. 그러면 됩니다. ‘자공’이라는 공자의 제자가 묻기를 “스승님, 한마디 말로써 평생토록 지켜 행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까?”하자 공자가 대답하기를 “그것은 서(恕 용서할 서)일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자기가 하고자 아니한 바를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그것입니다. 그런 이치를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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