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한 마을에는 투박한 모습을 가진 위아래 대칭조차 맞지 않는 볼품없지만 은은한 강한 힘이 느껴지는 석탑이 있다.

그 이름은 고현면 대사리 탑동에 위치한 정지 석탑. 비록 초라한 외형이지만 알수 없는 강한 기운을 담고 있는 이 석탑이 들려주는 남해의 이야기가 있다.

정지석탑은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42호로 지정돼 있으며 고려 말 남해를 구해준 정지 장군을 위해 남해 지역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손수 돌을 깎고 다듬어 세운 석탑이다.

탑은 삼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높이가 2.25m로 소박하지만 엄숙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고려사 정지장군의 남해 관음포 대첩 기록을 보면 정지는 겨우 전선 47척으로 나주, 목포에서 경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무렵 왜선 120척이 쳐들어오면서 경상도 연해의 주(州)와 군(郡)이 매우 소란했다. -중략- 적은 대함선 20척을 선봉으로 앞세우고 매척마다 역졸 140명씩을 배치하고 전진하고 온다. -중략- 적을 활로 쏘아 거꾸러뜨리고 다시 쳐부수고 화포를 발해 적선 17척을 불살라 버렸다.-중략-

이락사, 충렬사와 함께 나라와 백성을 구한 애국정신이 곳곳에 배어있는 호국의 땅 남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 장군들이 있고 이 장군들의 얼을 기르기 위해 탑을 만들고 보전하는 남해인들의 호국의 마음이 느껴졌다.

비록 지금은 볼품없는 모습에 낡은 석탑이지만 그 속에는 역사적 의미와 정성, 길이 보전하고 이어가야할 소중한 우리의 얼이 담겨있다. 잊혀져가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아끼고 보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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