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농민, 농업단체들의 숙원사업이던 농협RPC가 설립된 이후 첫 수매식을 가졌다. 농협RPC는 농민들의 벼를 대량수매하여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남해지역에는 꼭 필요한 사업이었다.
그러나 농협RPC가 설립되었다고 무조건 벼 가격이 안정되거나 남해의 쌀이 경쟁력을 갖추리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남해 쌀 산업의 성장을 위한 기본 인프라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남해 쌀 산업의 과제는 안정적인 쌀값, 미질 개선, 상품화 및 가공산업 활성화, 유통망 확보 등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농협RPC의 경영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부터 문제가 된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듯이 적자경영에 허덕이는 RPC에 지자체와 농협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예산투입을 하는 경우를 답습하지는 않을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대량 구매를 통해 브랜드 가치없는 쌀을 판매하는 사업만으로는 농협RPC의 경쟁력이 없다는 것은 여러 사례를 통해 검증된 일이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막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미질개선과 상품화, 유통망 확보가 연계되어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남해 쌀을 소문난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미질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지만 마늘과 이모작을 하는 여건과 토양의 산성화, 지력 약화 등은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임에 분명하다. 또 농협이나 생산자단체별로 흩어져 있는 남해 쌀 브랜드를 통합하여 경쟁력있는 브랜드로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과제이다.
행정당국과 농협, 생산자단체, 농민들은 남해 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을 속히 마련해 예산지원, 교육, 홍보 등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