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제일고등학교는 기숙사형 공립 고등학교로서 두 동의 기숙사 건물이 있다.

‘청운재’라는 이름의 기숙사에서 푸른 꿈을 키워가는 한 친구에게서 나와는 또 다른 기숙사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친구는 입학과 동시에 입사해 지금까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처음 기숙사에 오게 된 계기는 집으로 가는 막차가 오후 6시라 수업을 마치면 준비물을 사거나 도서관을 가는 등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 없이 곧장 집으로 가야했고 야자를 하게 되면 아버지께서 데리러 오셔야 하는데 매일같이 데리러 나오실 아버지를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이 들어 기숙사 입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숙사에 처음 들어올 때에는 기숙사라는 자체가 너무나 낯설고 룸메이트는 어떤 친구일지 궁금하고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숙사에서 또 학교에서 친구들과 늘 함께하다보니 곧 잘 새로운 고등학교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어 좋았고 특히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나눠 먹는 과자가 너무 맛있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함께하는 공동체 생활인만큼 성격이나 행동 등 모든 부분이 너무나 다른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과 함께 할 때면 힘들어 남몰래 많이 울기도 하고 속앓이를 했지만 이런 생활로 협동심과 이해심 그리고 나와 조금 다른 친구를 포용할 수 있는 그런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리듬과 식사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혹시 기숙사에 바라는 점이 없냐고 물어보니 배가 너무 고프단다. 수업을 마친 오후 5시가 넘으면 저녁식사를 하니 막상 점호 시간인 오후 11시 30분이 되면 눈물이 날 정도로 배가 고프고 과자와 음료를 제외한 다른 음식은 먹을 수가 없어 너무 힘들다고 했다. 이 인터뷰를 하는 저녁, 우리는 꼬르륵 거리는 배를 움켜쥐고 사이좋게 요구르트를 나눠 마셨다. 착한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는 도서관 사서가 꿈이라는 이 친구가 해맑은 미소를 끝까지 잃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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