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요금 시비는 매년 여름마다 피서지에서 생기는 고질적 병폐다. 여름이면 의레 등장하는 언론의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에서도 국내 여행자들이 관광지의 바가지 요금을 ‘불만 1순위’로 꼽을 정도다. 사실 동네 슈퍼에서 500백원 하는 음료수를 두배, 세배나 주고 사먹으려 하면 울화가 치민다. 상주, 송정 등 해수욕장에선 숙박비가 부르는 게 값이다. 통상 성수기 때 지역 민박업주가 대여할 경우 4인 기준 1박에 10만원 내외이나 허름한 민박집이 주말엔 30만원씩이나 한다니 기가 막힌다.
이 같이 피서지에서 나쁜 이미지를 만드는 주범은 정식 사업주가 아닌 뜨내기 상인이거나 졸속으로 급조한 숙박업소(한 철만 장사하는 민박이나 방갈로 등) 업주들이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받기 때문이다. 더욱이 남해에는 국내 최대 해양스포츠축제인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이 피서철에 같이 열리면서 일부 외지 조직폭력배들이 민박집을 통째로 빌려 불법 호객행위를 하면서 위화감 조성과 함께 이 같은 고가의 바가지요금을 받고 있다. 외지 관광객들에게 모처럼의 여행기분을 잡치게 하고 지역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는 주범이다.
특히 방이 많은 민박집의 경우 휴가철 한탕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일명 삐끼까지 동원해 피서객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투자수익과 삐끼들의 수당은 당연히 피서객들이 지불해야 할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서비스 부실과 바가지요금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때문에 해수욕장에서 돈은 말 그대로 물 쓰듯이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는 기존 지역 민박업주의 고령화로 인한 업소 관리부실에다 시설 현대화 시도 기피 및 관리부실 등으로, 외지 임시 업주 대여로 그나마 영업이익을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서민이 먹고 살겠다는데 법의 잣대를 들이대서 단속도 할 수 없고 인력도 없고 답답하다는 변명만 늘어놓는다. 매년 되풀이되는 바가지 요금문제로 관광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다고 보고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안내글을 보내는 등 피서지의 이미지 개선에 나서지만 현장에서는 예년과 다름없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해수욕장에서 바가지요금이 판을 친다면 과연 외지 피서객들에게 그 관광지는 어떻게 비춰지겠는가. 불쾌한 기억과 함께 바로 그 지역의 인심정도가 측정되고 재방문할 동기마저 박탈시키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행정 및 유관기관과 상가에선 해수욕장 바가지상혼 근절에 서로 합심해 노력하고 민박업소 실명제로 소위 한철 ‘메뚜기 업자’들의 유입방지와 불법행위 신고포상제 도입 등 청결과 질서?인정이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해 피서객들이 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보물섬 남해에서 지낼 수 있도록 관광 남해 이미지 제고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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