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하나 추가에도 ‘몇 달러?’, “인심 한번 야박하네”

 

<글 싣는 순서>

①‘미친놈’이 형님·아우될 때까지

②하프문베이에서 두모 앞바다를 그리다

③바다, 상생과 변화의 무대를 꿈꾸다

④세계의 마늘수도, 길로이를 가다

⑤“에이! 나는 다시 안가”, 미국여행 그 뒷이야기

 

지난 3월 마지막주부터 시작해 이번 주로 두모마을 네 사람의 미국원정기 총 5회에 걸친 연재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

첫 연재는 남해에 처음 전입온 ‘객지사람’이 ‘남해사람’들과 함께 마을의 꿈을 키워가는 그 과정에 대한 조명이었고, 두 번째는 어촌마을의 발전 방향, 다음은 어업과 수상레저의 조화로운 상생 방안, 네 번째는 우리 마늘축제와 길로이 갈릭페스티벌에 대한 비교에서 이들 여행의 의미를 찾아보려 시도했었다.

이번 주는 두모마을 네 사람의 편안한 여행 후기쯤 되겠다. 그리고 이제 이들의 눈과 마음, 그리고 머리에 담긴 이들의 생각이 어떻게 옮겨질지에 대한 기대쯤.

그들의 미국 원정기 그 마지막편을 시작한다. <편집자주>

▲좁은 칸에 앉아 열 시간, 그 답답함이란

좁은 공간에서 열 시간이 넘는 시간을 가는 비행조차 이들에겐 버거운 일이었다. 자동차라면 중간에 내려 잠깐의 휴식이라도 취하겠지만 인천공항을 출발해 LA까지 열 시간이 넘는 동안 ‘비행기’라는 공간은 그냥 감옥인 것같이 답답하더라고.

그래도 이왕 마음먹고 각자 역할까지 분담해 가는 길이니 제대로 한번 배워와서 다시 두모마을에 사람사는 활력이 느껴지게 해 보자는 각오, 그것이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서 네 사람 머리 속에 공통된 생각이었다.

열 몇 시간을 좁은 비행기 좌석에 틀어박혀 앉아 있다 내리려니 비행기 좌석이 과연 몸과 떨어지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법도. 외국여행 경험이 많은 고병국 씨가 일정을 짜면서도 여독은 풀고 시작하는 것이 나을 듯해 일부러 도착한 뒤 이틀은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캐니언 여행코스도 넣었다.

그리고 이어진 연수 일정. 그간 보도에서 담겼던 지역들을 하나하나 돌며 정장백 이장은 꼼꼼히 본 것들을 메모했다. 그리고 정구용 어촌계장, 손대한 체험마을위원장도 자신이 봐야 할 것들과 들어야 할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담으려 했다. 수 십여장의 사진이 이들 여정에 담긴 그 수고로움을 대신 전하고 있었다.

▲음식·물 안맞아 소화도 안 되더라

미국이란 나라는 우리에게 선진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다. 이런저런 미국에 대한 해석과 이념적 성향을 떠나 많은 일반인들에게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 ‘선진국’에 다녀온 소감은 어땠을까. “다시 다녀오라면 가겠느냐”는 질문으로 소감을 대신 물었다.

손대한 체험마을위원장이 말 끝나기 무섭게 고개를 홱 저으며 손사래를 친다.

“에이! 나는 다시 안가! 말이 좋아 선진국이지 식당가서 반찬 조금에 돈 더 받고 에어컨도 없고 창문도 조그맣고 음식도 설고 물도 설고…. 10일 내내 소화도 안되더니만 딱 남해대교 넘어오니까 소화도 되는 것 같습디다”.

손 위원장의 말에 다들 웃음을 짓는 걸 보니 다들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배울 것이 너무 많았다”는 정구용 어촌계장은 다시 가야된다면 갈 태세다.

▲마을민의 협조와 단합, ‘꼭 이뤄내겠다’ 다짐

정장백 이장의 여행 소감은 마을 주민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였다. 연초 이것저것 마을 대소사 챙길 것도 많은 시기에 이장이 10일 동안이나 마을을 비운다는 것은 어쩌면 마을주민들에게 생길 불편들을 감안하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 마을 어르신들과 노인회장님, 자리 비운 동안 고생해 준 운영위원장, 새마을지도자, 청년회장, 부녀회장님 등 마을분들 덕이죠”

그러면서 이어지는 말, “마을민들과 서로 잘 협조하고 단합해서 미국에서 본 것들을 토대로 사람들이 다시 두모마을을 찾게 하는 각종 사업 하나하나 잘 챙기렵니다”.

단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던 이들이다. 마을 사업 하나하나 챙겨가는데 남해군 행정에서도 주민들의 의지를 잘 헤아려 달라는 부탁이었다. 사업 추진에 드는 행정적 절차에 공무원들이 함께 속도를 높여줬으면 한다는 어쩌면 부탁 아닌 부탁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준비 다 됐습니다. 치열하게 토론도 하고 고민도 하고 꼭 성공시키고 싶습니다.” 정장백 이장의 말을 듣는 순간 두모마을은 어쩌면 복받은 마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긴 연재 뒤 나름 각 편에 담긴 의미들을 최대한 잘 살려내 전달하려 했지만 항상 기사가 다 완성되고 난 뒤 남는 것은 아쉬움과 후회다. 단 그 아쉬움과 후회를 오래 안고 가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이제 그들의 마을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그들의 약속을 확인할 수 있는 기쁨이 있으리란 기대다.

가장 가깝게는 오는 6일 마을회관 준공식을 겸한 경로위안잔치에서 두모마을의 발전을 마을 주민들과 함께 다짐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날 함께 개매기 체험행사와 유채꽃 행사에서 미국에서의 교훈과 배움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겨볼 요량이다.

오는 6월초에는 경남생활체육회 약 500여명의 관계자들이 이 곳 두모마을에서 카약체험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제 두모마을의 변화를 약속을 넘어 눈으로 확인할 단계다. 채 여독이 풀리기도 전 기자의 갑작스런 부탁에도 긴 시간 취재에 시간을 할애해 준 두모마을 정장백 이장, 정구용 어촌계장, 손대한 체험마을위원장, 고병국 남해카약클럽 대표, 이 네 사람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전하며 두모마을의 비전과 변화, 발전을 지면으로 옮기는 기쁨을 다시 전해주기를 당부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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