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마늘가공업체들이 공동마케팅을 통한 판로모색을 도모하여 남해마늘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보물섬남해마늘영농조합법인”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심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필자는 지난 시론에서 “공동마케팅 문제는 운영의 묘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하여 어렵사리 성공한 법인화의 추진에 매우 고무적으로 환영의 뜻을 전하며 상당한 난제를 풀어야 하는 운영의 묘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마늘과 남해는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마늘은 남해인의 삶이며 생계의 수단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늘나라, 마늘연구소가 유치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 행정기구 속에 마늘팀이 배정되어 있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법인설립의 목적을 공동브랜드를 통한 마케팅활성화로 남해마늘의 판로증진에 두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다른 생리를 가지고 있는 다수의 생산자나, 가공업체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여 하나로 뭉치고자 합의점을 찾아 낸 것은 대단한 양보와 배려를 통한 공동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영했고 부디 유종의 미를 거두어 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대두되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최근 대표이사 선출에 있어 서로의 의견 차이로 대립되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면 안 된다. 8000여 마늘농가가 기대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실현을 통한 부농의 꿈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법인의 필요성은 비단 공동마케팅을 통한 남해마늘 산업의 육성뿐만 아니라 당장 구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숙제들 까지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필자 나름대로 생각나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법인이 추진해야 할 과제들을 진단해 본다. 
첫째, 남해전문대학을 중심으로 수행하였던 RIS(지역연고사업)사업이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진 법인체의 구성미비로 인하여 2단계 사업에 진입하지 못하고 기초만 다진 체 도약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둘째, 원예작물공동브랜드육성사업의 경우 보조 100억 저리융자 100억 총200억의 자금이 지원되는 국가 정책 사업이다. 계획안의 입안에서는 담당 공무원의 노력으로 전국에서 1위를 했으나 농협과 영농단체들과의 법인 구성문제를 두고 대립된 이해관계로 인하여 전남 신안군에 빼앗기고 말았다. 이 두 경우 모두가 추진 법인체의 구성 실패로 인한 손실 이었다.
셋째, 마늘연구소 문제다. 정부에서 책정된 보조는 이제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예산 문제에 있어서 항상 낮은 재정자립도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확보로 곤란을 겪고 있는 남해군의 재정으론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연구소의 운영을 부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소가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정부족으로 인한 곤란을 겪어서는 안 된다. 그 재정적 충당을 부담할 수 있는 재원마련도 관련 법인이 스스로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넷째, 금년 초 가짜 ‘의성흑마늘’ 사건으로 빚어졌던 소비자의 불신은 남해 흑마늘제조 업체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업체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구정특별 매출이 예상치의 20%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시 공동으로 대처할 홍보 마케팅 전략의 부재와 단일 화 된 창구가 없었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한 불안심리가 대안을 강구할 필요성을 느꼈고 다행히 법인화의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상당부분 작용하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몇 가지 사안들로만 미루어 보더라도 신설되는 “보물섬남해마늘영농조합법인”이 수행해 나가야 할 과제는 광범위하다. 고도의 전문성과 탁월한 경영관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남해마늘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비중에 걸 맞는 운영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그런데도 시작부터 욕심으로 인한 삐걱거림이 생기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실행의지를 불태워야 한다.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협력을 통한 상생이다. 우선은 참여하는 가공업체의 매출 신장을 통한 기업이윤이 창출되어 고용이 증대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다음은 각종 국책사업의 효율적 대응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로서의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한편으론 행정이나 대학, 연구소, 생산자단체, 기업의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진정성을 가진 통합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이를 통하여 특화된 남해마늘이 전국제일의 명성을 회복하고 상품 증대에 따른 생산자의 고가 계약재배가 실현되어 명실상부한 실익이 군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은 마늘 사업에 관여하는 자들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명이다. 애써 만든 기회를 의견차이로 인하여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다시 지혜를 모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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