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을 다 얼려버릴 듯한 기세의 동장군이 맹위를 떨쳤던 지난 한 주.

매섭던 동장군의 기세에 바다는 이내 하이얀 얼음이불을 둘러썼다.

추위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 19일. 고 며칠새 하얀 얼음이 주인 노릇하던 바다는 여태 그러했듯 다시 굴 따는 아낙의 몫으로 돌아왔다.

오늘 캔 굴을 장에 팔면 곧 내려올 손주들 세뱃돈이 될 터이다. 명절날 조상 모신 차례상에 쓰일 쌈지돈이 될 터이다. 이 굴을 팔아 명절에 온 아들네 딸네 마른 메기라도 싸 보낼 장 볼 돈이 될 터이다.

추위는 바다를 얼렸을지언정 억척스런 우리네 어머니의 모정마저 얼리지는 못했다. 거뭇한 바래 대야에 앉아 물 빠지길 기다리는 아낙의 표정이 포근해진 날씨만큼이나 마음마저 푸근하게 한다. 이동 난양마을 갱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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