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동남서해안의 해안선이 개발로 인해 자를 잰 듯 획일적인 일직선으로 바뀌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남해군 2곳의 특정 해안선이 100년 전과 비교해 가장 잘 보존돼 이들 지역에 대한 연구가치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주목된다.

이 두 곳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7일 밝힌 남해상주해안과 삼동면 물건리 해안선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상주와 물건 해안선 등을 제외한 1세기 전인 1910년대의 전국 해안선 길이와 현재의 해안선 길이 비교분석 결과 전체 전 국토 해안선의 1/4인 26%인 무려 1900km가 줄었다는 놀라운 결과를 밝혔다. 매립, 도로 건설 등으로 해안선 굴곡이 사라지는 것 등이 이유였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런 결과에 대해 남해도 100년 전과 비교해 지형적 변화가 있지만 상주와 물건처럼 ‘잘 보전하라’며 남해 지역 2곳을 따로 떼어 예를 들었다.

남해의 해안선은 302km. 남해 해안선 보존이 잘 되고 있다는 뜻은 개발이 늦거나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지만 남해 해안선 환경 생태가 원형에 가장 가깝게 보존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와 함께 개발시기 등 1세기를 거치면서 남해읍, 고현, 서면, 창선면 등에 일부 방파제 등의 해안선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해안선을 끝까지 남해와 같이 ‘잘 보존시키라’는 환경적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남해는 상주해안의 해안림도 물건리해안과 함께 지난 세기 동안에 큰 경관변화 없이 잘 보전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며, 인근 순천만의 사라진 해안선과 비교해 설명했다.

 

남해와 달리 순천만에 대해 과학원은 “순천만 지역은 현재의 갯벌 면적이 100년 전에 비해 약 30%가 사라진 3분의2에 불과하다”며 “사라진 대부분의 습지는 농경지로 전환됐고 옛 물길 등은 보전 및 복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과학원은 이와 함께 100년 동안의 대 환경 변화 시기에 1600년을 살아남은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천연기념물 150호이자 수령 400년이 넘은 물건방조어부림의 보존을 우수 사례로 지적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남해도의 물건리 해안에는 푸조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등의 활엽수림이 식재되어 있는 어부림이 있는데, 굵은 자갈이 쌓인 희귀한 경관으로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 이 방조림은 해안선을 지켰기에 보존할 수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남해안에는 굴곡진 해안과 사주섬, 습지, 활엽수림의 보전이 필요하다”며 “모래나 자갈의 자유로운 이동, 해안침식 등을 고려해 각 유형에 맞는 경관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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