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봄 새학기가 열리면서 지역주민들에게 큰 희망과 감동을 안기는 희소식이 울러 퍼지고 있다. 2주 전 학생수가 2명 부족해 복식수업을 해야할 처지에 놓인 설천초 덕신분교의 이야기를 전할 때 우리는 몰락해 가는 남해의 미래를 보는 것 같은 참으로 암울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남해교육청이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작은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자칫 폐교로 내달을 뻔한 갈림길에 섰던 덕신분교를 위기에서 구했다.

우리는 덕신분교를 살리기로 한 남해교육청의 결정을 크게 환영하며 지역사회 한 구성원으로서 감사한다. 우리는 두 가지 이유로 남해교육청에 감동을 받았다. 그 하나는 교육부가 정한 기준을 뛰어 넘는 결정을 내린 김진영 교육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뚝심과 소신이며 또 하나는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제시한 점이다.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군내 학교가 더 이상 줄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가능한 복식수업 없이 학교가 유지되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는 남해교육청 관계자의 말은 우리에게 희망이 되기에 충분하다.

97년 아이엠에프 경제위기와 함께 불어닥친 신자유주의의 바람은 교육부분에까지 경제논리 적용을 강요했다. 교육경제논리는 농촌의 작은 학교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뒤에도 여전히 위력을 잃지 않고 있다. 남해교육청의 이번 결정은 교육부 내부에 존재하는 경제논리를 현장에서 깨뜨려버린 쾌거가 아닌가 한다. 이는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경제논리에 대항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덕신분교를 살려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덕신분교 학부모들과 동문들, 그리고 지역주민들이다. 덕신초 모든 관계자들은 남해교육청의 이번 결정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또한 남해교육청이 계속 이런 지원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남해교육청은 이번 결정으로 덕신분교의 학부모와 동문, 지역주민들에게 학교를 살릴 책임과 과제를 제시한 것이다. 학교를 살리려면 먼저 학구중심의 작은 지역사회를 살려야 한다. 덕신학구지역에 이번만큼 명분 있는 계기가 제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동문회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방법의 학교 살리기 운동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안에서부터 학교 살리기 운동이 벌어져야 바깥에서도 성원이 따를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덕신분교는 덕신분교가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창조해 외지에서도 덕신분교에 자녀를 보내려고 다투는 그런 학교를 만들어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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