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의 힘으로 유통 및 판로개척에 나서겠다는
류동인 반장이 참다래나무를 정성스레 돌보고 있다.
 
 정
 

최근 정부는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향후 10년간 과수분야 예상 피해액을 집계하며 시설포도·참다래(키위)·복숭아 등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받게 되는 과수분야를 중점 지원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10년 내 관세 철폐 품목인 참다래의 10년간 피해액이 347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피해 과수품목에 대해 재배농가가 경쟁력이 낮아 폐업을 원할 경우 폐업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안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체결 후 참다래 재배농가 현황과 대책을 살펴보았다.<편집자주>

마을에 들어서면서 만난 외금참다래작목반의 이태옥(74)농가에서는 지난해 11월에 수확해 저온창고에서 보관해온 참다래를 10kg박스에 선별·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였다.

칠레산 값싼 참다래가 대량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소비자의 막연한 기대 때문인지 참다래 출하시기가 한참 지난 지금도 참다래 시세가 없어 출하를 서두른다는 이태옥씨는 "지난해 태풍피해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당도가 떨어져 상품성이 낮아졌고 잎이 떨어지면 눈 형성이 되지 않는 등 과수분야에 있어서 태풍은 통상 3년간 영향을 끼치게 돼 올해 수확이 제대로 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확한 참다래를 저온창고에 보관해 출하시기를 가늠해온 외금참다래작목반의 몇몇 농가는 샘플요청에 따라 전국에 보낸 외금참다래에 대해 하자나 반품이 없었고 반응이 좋았지만 주문이 없어 상품과는 관계없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체결이 현재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웃농가의 소개로 만난 작목반의 류동인 반장(67·외금)은 오래 전부터 이 마을주민들이 참다래를 재배해 서울가락시장에 출하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다래 재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서 "94년 23농가 23명으로 외금참다래작목반을 구성해 지난해 7월 친환경품질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친환경품질인증을 획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참다래 농사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한칠레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농업이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은 대내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며 "최상의 상품성을 갖춘 참다래 생산에 전념하고 규격품 이상을 작목반에서 공동으로 확보해 작목반원들이 직접 판로 개척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작목반임원회의에서 지금까지 주로 무거운 박스(10kg)포장으로 부산공판장에 공급해 왔으나 앞으로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쉽게 찾을 수 있는 소포장 형식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것과 상품성있는 참다래를 생산해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생산자는 최상의 상품을 생산하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유통문제에 관계 기관이 적극 나설 줄 것을 여러 번 건의도 했지만 결국 유통문제도 생산자의 몫이라고 뼈저리게 느꼈다는 외금참다래작목반원들은 오늘도 고령화된 노동력을 밑천으로 자구책을 찾기 위해 힘겨운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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