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천 왕지벚꽃길

남해의 벚꽃하면 왕지를 한 손에 꼽는데 이견을 보일 사람은 없을 듯. 설천 각 마을을 잇는 1024번 지방도(설천로)를 따라 점점이 놓여있던 벚꽃길은 왕지마을 인근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꽃대궐’을 이룬다. 길 양 옆으로 아름드리 오랜 수령을 자랑하는 벚꽃나무가 만들어 낸 ‘꽃터널’ 아래를 지날 때면 그 장관에 벌어진 입이 쉽게 다물어지지 않는다. 낮에도 아름다운 이 곳은 밤에 한적할 때 연인과 함께 천천히 드라이브하기 최적의 장소다. 그 꽃터널 아래서 사랑을 고백하면 ‘성공율 100%’. 기자가 장담한다.

 

▲ 차면 구 19번 국도길

남해대교에서 이충무공 전몰유허가 있는 차면마을 근처로 오다보면 현 19번 국도 옆으로 구불구불한 옛 19번 국도가 있다. 도로선형을 바꾸는 과정에서 예전 벚꽃 가로수는 지금은 아늑한 산책로처럼 변했다. 여기서는 차보다는 가족·연인과 함께 손을 잡고 거닐어보길 ‘강추’한다. 1km가 채 못 될 법한 이 길에서 꽃내음을 천천히 느끼며 걷다 중간에 위치한 차면부녀회에서 차려 놓은 임시 매점에서 요즘 최고의 트렌드주(酒) 막걸리에 바다향 그윽한 굴과 봄내음 가득 담은 부침 한 조각에 시골 아낙의 정을 느껴보는 것. 이 길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이다.

 

▲ 낙조와 연분홍 벚꽃을 한꺼번에 느끼고 싶다면...

서산에 걸린 해의 따스하고 편안한 기운과 벚꽃의 화사함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서면 서상에서 예개마을 뒤편 고개까지 이어지는 군도 1024번(남서대로)길을 권한다. 서산의 해가 뿜어내는 낙조가 여수만에 부딪혀 반짝이고 그 빛이 더 붉은 벚꽃빛에 닿으면 포근해지는 느낌으로 가슴이 차오름을 느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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