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시금치 값이 kg당 4700원까지 오르고 전국적인 이름을 얻기 시작하자 품귀현상에 이은 외지시금치의 남해산 둔갑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2일 경찰은 군내 모업체가 인근 지역에서 사들인 시금치를 남해로 반입한 것을 확인했다. 외지 시금치를 남해산으로 표기하지 않고 국내산으로 표기해 두었기 때문에 법적 제재는 가하지 못하지만 외지 시금치의 남해 유입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본지에도 외지 시금치를 남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다는 제보가 잇따르는 터였다.
이는 값이 더 나가는 남해시금치로 둔갑시키면 이윤을 더 챙길수 있다는 얄팍한 상술에 다름 아니지만 이로 인해 남해시금치의 명성이 훼손되고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된다면 남해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우려스러운 것은 남해시금치 뿐만 아니라 마늘, 유자, 메기, 멸치, 개불 등 다양한 농수산물도 외지산을 남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늘의 경우 값싼 제주산 등 외지 마늘을 남해산으로 속여 가공원료로 제공하거나 깐마늘로 판매하는 사례가 있었다. 유자 역시 고흥산이 남해로 유입되어 대량 판매되어 농가에 피해를 주거나 남해메기 특히 금포메기도 외지산이 들어와 시장을 어지럽히기도 했다.
이처럼 얄팍한 상술과 비양심적인 유통업체, 업자들의 농간에 소비자와 생산자가 동시에 피해를 입고 나아가서는 남해지역 생산품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정책적 방안과 관련자들의 각성이 절실히 필요하다.먼저 남해산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 품목의 경우 정부 정책지원이나 금융지원을 신청할 때 가산점을 부여하고, 농수산물을 원료로 하는 사업은 지원대상자로 선정되면 남해산을 일정정도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거나 1차상품의 경우는 남해산 표기를 의무화시키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또 남해산 농수산물의 유통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특히 계절별로 생산이 늘어나는 시점에는 집중적인 지도단속이 있어야 한다.
또한 유통, 생산업체들도 자율적인 협약이나 선언을 통해 남해산 농수산물 보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행정이나 관계당국의 지도단속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 농수산물을 지키기 위해서는 농어민, 유통관계자들의 자율적인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남해산 농수산물의 브랜드화, 상표권, 각종 특허권 획득 및 지속적인 관리를 통한 상품, 브랜드 차별화를 통해 남해 농수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남해상품을 우리 스스로 지키기 위한 자구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상품을 생산해도 허사가 된다. 남해산의 품격을 높이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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