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뒷날, 설천면 진목리 시금치 밭, 강진만을 향해 장골 덩치만한 곰 한 마리 떡 버티고 앉아 있다. 귀엽기 짝이 없다. 곰을 가져다 놓으며 끙끙댔을 농부의 진땀과 앉혀놓은 곰을 바라본 농부의 표정이 상상이 된다. 재미있어 껄껄, 멋쩍어서 껄껄댔을 것이다.

해변도로를 달리던 드라이브족들이 기막힌 포즈로 앉은 곰 인형을 보곤 종종 급정거를 하거나 사진을 찍곤 한다. 시금치 밭에 몇 개의 허수아비가 있지만 이 압도하는 자세와 자태를 감히 따라가질 못한다. 멧돼지도 꼼짝마라다. 올 겨울 설천면 진목리의 새로운 랜드마크는 단연 이 노란 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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